저축은행 20곳중 8곳 적자

국내 20대 저축은행(경영 공시한 회사 중 자산순위 기준)의 작년 하반기(7~12월)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개발사업 관련 대규모 대출인 PF(프로젝트파이낸싱)가 부실해지면서 20대 저축은행 중 8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대 저축은행은 작년 하반기에 총 35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저축은행은 2009년 하반기엔 1879억6000만원의 이익을 냈다. 1년 만에 대규모 적자로 돌아선 데엔 부산·부산2 저축은행이 각각 2222억원과 1070억원의 적자를 낸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자산 규모가 가장 큰 솔로몬저축은행과 자산 순위 8위 한국저축은행도 각각 작년 하반기에 565억원, 24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를 낸 저축은행들은 부실 PF에 대해 쌓아야 하는 충당금 규모가 커지고, PF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이자를 받지 못해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부산2 저축은행의 PF 잔액은 각각 2조3568억원과 1조2497억원이다. 나머지 저축은행들의 PF 잔액 평균(2658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원리금도 못 받고 회수 가능성이 낮은 대출인 무수익여신 비율도 20대 저축은행의 경우 평균 9.6%로 1년 전(8.96%)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수한 실적을 거둔 저축은행도 있다. 푸른(301억원)·현대스위스(289억원)·토마토(159억원)·현대스위스2(147억원) 등은 작년 하반기에 순이익을 거뒀다. 부산·부산2 저축은행을 제외한 20대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평균 10.03%로, 10%대를 넘었다. 일반적으로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으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축은행 부실을 어느 정도 정리해야 할 시점이지만 부실 충격이 급속도로 퍼지진 않을 것"이라며 "정부 또한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사태)을 막기 위해 저축은행 부실을 점진적으로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