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회 베를린영화제는 전례 없는 '진기록'을 남기고 20일 폐막했다. 이란 출신 감독 아쉬가르 파라디(Farhadi)가 만든 '나데르와 시민: 별거(Nader and Simin: A Separation)'에 최우수 작품상인 금곰상을 안기면서 이 영화의 남자 출연진 모두에게 '남자 배우상(Best Actor)'을, 출연 여배우 모두에게 '여자 배우상(Best Actress)'을 준 것이다. 남녀 배우상에게 주어지는 상은 공식적으로 '은곰상'이다. 2002년 프랑스 감독 프랑수아 오종의 '8명의 여인들(8 Femmes)'에 출연한 여배우들이 '예술 성취상'을 함께 받은 적이 있을 뿐 이런 단체 수상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다른 유명 영화제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다.
'나데르와 시민: 별거'는 법원에 이혼을 신청했지만 불가(不可) 판결을 받은 나데르와 시민 부부가 남몰래 별거를 하면서 겪는 갈등을 다룬 범죄 스릴러다.
이 같은 금곰상 선정에는 이란 정부가 지난해 12월 유명감독 자파르 파나히(Panahi)에 대해 반체제 활동을 이유로 6년의 징역형과 20년간의 시나리오 집필·영화제작·해외여행·언론접촉 금지를 선고한 데 대한 베를린영화제측의 항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빈이 출연한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경쟁 부문)와 '만추'(포럼 부문)는 모두 수상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