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좁혀진 간격

〈제6보〉(91~113)=퍄오원야오는 승단대회서 한꺼번에 2계단을 뛰어오른 진기록을 갖고 있다. 2000년 승단대회서 1승이 모자라 승단에 실패했으나 2001년 대회 첫 판 승리로 二단이 됐고, 그 후 연속 반집을 이기는 집념 속에 6승 2패를 보태 三단으로 도약한 것. 중국식 승단방식이 낳은 특수 케이스지만, 아무튼 '1대회 2단 승단'이란 기록은 전 세계에서 딱 한 번 나왔다.

백이 △로 붙여오자 흑은 노타임으로 91에 젖혔다. "91로는 92 맞끊음의 리듬을 줄 게 아니라 92로 내려빠질 장면"이란 게 중국 검토진의 분석. 그러나 실전심리상 91을 나무랄 수는 없다. 96으로 지금 와서 97에 두어 흑 한 점을 잡는 것은 작다. 102까지 피차 호랑이 등에 올라탄 듯 기세의 진행이다.

103으로 참고도 1이면 자체 수상전은 흑이 이긴다. 대신 백은 2와 훗날 A의 조임까지도 선수로 듣는다. 이 거래는 백의 만족. 그래서 103과 104로 또 기세가 충돌했고 112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누가 득 봤을까. 백이 약간이나마 따라잡았다는 결론이다. 흑은 16분의 장고를 거쳐 113의 노림수를 즉각 발동하고 나선다. 버릴 것인가, '가'로 이어 살아갈 것인가. 이번엔 백의 손이 선뜻 나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