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삼성·LG·소니 "스마트TV 띄워보자"

삼성전자가 먼저 스마트TV 앱(응용프로그램) 개발자들에게 문을 열었다. 스마트TV용 앱 개발 프로그램(SDK)을 3월부터 일반 개발자에게 상시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누구나 TV용 앱을 만들어 팔고 돈을 벌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이경식 삼성전자 상무(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20일 "개발자면 누구든 앱을 만들어 팔고, 광고도 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고수익은 원칙적으로 개발자가 100% 갖게 된다.

삼성은 지금까지 TV용 앱 개발 프로그램을 공모전 등을 통해 한시적으로만 공개했다. 앱을 더 많이 확보해 삼성 스마트TV를 시장 표준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다.

삼성은 협력업체들과 스마트TV 맞춤형 화면(인터페이스)과 서비스 개발 작업에도 최근 착수했다. 타임워너·컴캐스트 등 세계적인 콘텐츠·네트워크 기업들이 공동 개발을 위한 제휴 대상이다.

소프트웨어 인력도 늘려 뽑을 계획이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은 "영상의 색과 모양을 TV가 자체적으로 감지해 사극인지, 음악 쇼인지 파악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스마트TV 시장에서 삼성과 경쟁하는 소니도 세(勢) 불리기에 들어갔다. 소니는 최근 제휴업체인 구글과 함께 스마트 TV 전용 어댑터 개발에 나섰다. 이 어댑터를 스마트TV에 부착하면 소비자는 스마트TV 콘텐츠는 물론 케이블TV 콘텐츠도 마음대로 골라 볼 수 있다. 이 경우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스마트TV의 약점을 메울 수 있다. 소니와 구글은 이 어댑터 개발을 위해 미츠비시, 베스트바이(미국의 전자제품유통점) 등과 손잡고 동맹(AllVid Tech Company Alliance)을 결성했다.

LG전자도 스마트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동영상 콘텐츠 제휴 상대를 늘리고 있다.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독일 최대 동영상 서비스(VOD) 사이트 맥스돔, 미프로야구메이저리그(MLB) 등이 이미 손을 잡았으며 CJ 등 국내 콘텐츠 업체와도 포괄적 제휴를 맺었다.

삼성, 소니-구글, LG가 스마트TV 관련 제휴 경쟁을 벌이는 것은 식어가는 TV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다. TV업계는 지난해 4분기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등이 모두 적자를 내고 삼성전자도 겨우 흑자를 냈다. 당초 600만대 이상 판매를 예상했던 3D TV 시장은 절반 정도 판매에 그쳤다. 스마트TV 시장마저 죽으면 자칫 성장 동력이 멈추게 된다. TV업계는 시장만 살릴 수 있다면 심지어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겠다는 자세이다.

예를 들어 자체 운영체제를 갖고 있는 삼성전자는 스마트TV 시장을 늘리기 위해 경쟁업체인 구글과도 손잡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양측이 합의하면 상반기 중 구글 운영체제를 탑재한 삼성전자 TV가 나올 전망이다.

김종호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스마트TV 경쟁이 다양한 콘텐츠·앱·부가기기를 확보하려는 'TV 생태계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TV

초고속인터넷망과 연결해 PC에서처럼 각종 온라인 콘텐츠·응용프로그램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