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형 랩' 누가누가 잘하나?

자문형 랩 어카운트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등록된 투자자문사는 모두 139개다. 한데 펀드와 달리 자문사는 성적을 알아보기도 힘들고 제대로 공시가 되지도 않는다. 그럼 도대체 어느 투자자문사가 잘하는 것일까?

본지가 자문형 랩 상품의 95%를 취급하는 국내 7대 대형증권사 운용 본부장을 대상으로 가장 잘하는 투자자문사가 어디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복수응답을 통해 9개의 자문사가 추려졌는데 대형사 중에선 브레인투자자문이, 중소형사 중에선 J&J투자자문이 각각 3표를 얻어 표가 가장 많았다.

◆브레인, J&J 가장 표 많이 얻어

A증권은 브레인투자자문에 대해 "조직원들이 오랜 경험을 통해 완성된 투자철학을 갖고 있다"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운용성과로 입증해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B증권은 J&J투자자문에 대해 "중소형 자문사임에도 나름의 리스크관리로 주가하락에 잘 대비하고 있다"며 "종목 추천과 업종 선정을 보면 운용원칙과 전략의 꾸준함을 알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본지가 입수한 자문형 랩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을 보면 코스피지수가 12.4% 오르는 동안 J&J투자자문은 30.7%, 브레인투자자문은 19.1%의 수익률을 올렸다. J&J투자자문 이재현 대표는 "60~70% 정도는 저평가주, 30~40%는 시장의 이슈가 되는 테마·주도주에 투자한 것이 수익률 향상에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고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는 "대형주 중심으로 능동적인 투자를 해왔던 게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위험관리 잘하는 회사를 높게 평가

다음으로는 코스모투자자문과 레오투자자문이 각각 2표를 얻었으며 케이원투자자문과 레이크투자자문, 토러스투자자문, 유리치투자자문, HR투자자문 등도 대형 증권사들이 반기는 투자자문사로 통했다.

한편 김영익 전 하나대투증권 부사장과 서재형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무가 지난해 12월 설립한 한국창의투자자문의 경우, 거론하는 증권사가 없었다. 본격 운용에 들어간 지 두어 달밖에 안돼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창의투자자문은 설립 첫날 5000억원이 몰리는 유명세를 탔던 회사다.

자문형 랩 상품 담당 임원들은 종목 선정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증권사는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 하나대투증권, 신한금융투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