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기사, 달랑 3명만 대회장 찾아

한국 기사가 빠진 결승전이어서 흥이 나지 않았을까. 지금까지 열렸던 160회의 각종 국제대회 중 한국 기사가 결승서 배제된 대회는 불과 26번이었다. 4강에조차 1명도 못 오른 대회는 8번뿐이었고, 그 8번에 이번 대회가 포함됐으니 모두가 아쉬워할 만도 했다.

대국장 옆에 마련된 검토실엔 이날 단 3명의 프로기사들만이 나와 수순을 분석했다. 평소 국제대회 결승 때의 약 3~4분의 1에 불과한 숫자다. 그나마 3명도 한국기원 한상열 사무총장, 백성호 입회인, 최규병 LG배 전속해설자 등 '필수 멤버'들 이었다.

현장을 지킨 보도진과 행정요원들도 씁쓸한 표정. 한국 기사가 결승에 못 올랐으면 그럴수록 대국장을 찾아 원인을 캐고 앞으로의 대결에 대비하는 것이 전문가의 도리이기 때문이다. 대국장소가 낯설다는 점을 이유로 꼽는 분석도 나왔으나 도심 한복판이고 찾기도 쉬운 곳이다.

자택서 인터넷으로 관전했을 수도 있지만 현장 분위기 속에서 함께 의견을 나눌 때 검토 효과가 높다고 한다. 결국 문제는 열정 부족이었다는 결론.

바둑 팬들의 이날 1국에 대한 반응은 LG배 홈페이지에서만 동시 접속자 수 1000명이 넘을 만큼 높았다. 대국장과 아마추어 팬들의 열기를 국내 프로들만 따르지 못했던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