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必死의 抗戰

〈제7보〉(114~126)=연간 3회 발표되는 중국랭킹이 실적에 따른 체감(體感) 순위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발표된 2010년 랭킹에서 현역 세계 3관왕 쿵제가 1년 만에 3위로 밀려났고, 세계는커녕 중국 타이틀 하나도 보유하지 못한 만 19세 저우루이양(周睿羊)이 톱랭커로 떠오른 것. 이 바둑의 주인공인 퍄오원야오와 왕야오는 각각 12위, 30위로 나타났다.

흑이 ▲로 들여다본 장면. 백이 참고도처럼 중앙 2점을 포기하면 상변 쪽 5점을 두텁게 연결해갈 수 있다. 그러나 이후 14까지를 상정할 때 백은 반면(盤面) 10집 정도의 열세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결론. 따라서 114는 백에겐 필사적 버팀인 동시에 마지막 힘든 행군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여기서 퍄오의 멋진 행마가 작렬한다. 115로 시작해 119에 이르니 백의 응수가 난처해졌다. '가'로 끊고 싶지만 흑 '나' 다음 '다'와 '라'가 맞보기다. 궁여지책으로 120에 절단, 하중앙 일원에서 때 아닌 육탄전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125가 좋은 수. 백도 126의 마늘모가 임기(臨機)의 묘수였다. 126으로 쉽게 '마'에 보강했다면 흑에게 무슨 수가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