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는 상속·증여받는 재산을 평가할 때 해당 재산과 유사(類似)한 재산을 매매한 가격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기준으로 삼지 않고, 해당 재산을 실제로 매매한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한다.
예컨대 올 1월 초에 골프장 회원권을 상속받아 2월 초에 3억원에 팔았다. 같은 종류의 골프장 회원권이 1월 말에 3억5000만원에 거래된 경우, 작년까지는 상속일에 가까운 시점인 1월 말 거래가액(3억5000만원)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속인이 실제 매매한 3억원이 상속 평가액이 된다. 이 경우 과세기준 금액이 낮아지기 때문에 그만큼 세 부담도 줄어든다. 상속·증여한 재산의 평가금액에는 매매가격은 물론 감정·수용·공매·경매가격도 포함된다.
국세청은 상속·증여세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일부 상속·증여세 계산 기준이 개선된다고 22일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장애인이 상속인인 경우 연간 500만원까지인 상속세 공제 폭이 커진다. 종전에는 연간 500만원까지 장애인 공제를 해주면서 일률적으로 75세까지 생존한다고 가정해서 세금을 공제했지만, 앞으로는 기대여명(餘命)을 반영해 세금을 매긴다. 예컨대 65세 여성 장애인이 재산을 상속받은 경우 종전에는 1년 공제액 500만원에 75세까지 남은 기간인 10년을 곱해 5000만원을 공제받았으나, 올해부터는 65세 여성의 기대여명인 86세에서 남은 기간 21년을 감안해 1억500만원(500만원×21)을 공제받는다.
또 18세 이상 거주자가 중소기업을 창업할 목적으로 60세 이상 부모로부터 창업 자금을 증여받는 경우 5억원을 공제해주고, 특례세율 10%(일반세율은 40%)도 적용해주는 중소기업 창업자금 과세특례제도가 3년 더 연장돼 2013년 말까지 시행된다. 18세 이상 거주자가 10년 이상 된 가업을 이어받을 목적으로 60세 이상 부모에게서 가업 주식을 증여받은 경우에 적용되는 과세특례도 2013년 말까지 적용된다. 이때 중소기업 창업자금과 같은 세금 혜택도 주어진다.
가업을 상속받을 당시 연매출 1500억원까지는 중소기업(1000억원 이하)과 마찬가지로 상속 재산의 40%를 공제(가업상속공제)해 주기로 했다. 다만 상호 출자가 제한된 기업집단 소속 기업은 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상속·증여세를 계산할 때 중소기업 최대주주에 대해서는 해당 주식을 할증 평가하지 않는 특례제도도 2012년 말까지 2년 연장된다. 현재 중소기업이 아닌 중견 대기업은 최대주주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상속받은 주식을 10~30% 가산해 상속·증여세를 매기고 있다. (문의) 국세청 재산세과 02) 397-1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