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올 들어 처음으로 1130원을 넘어섰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7.2원 오른 1131.2원에서 마감했다.
리비아의 반(反)정부 시위 사태가 악화되면서 지난 4거래일간 20원 가까이 올랐다. 이달 9일 장중에 1102원까지 내려가면서 곧 1100원이 붕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북아프리카 시위 사태 등의 악재로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었다. 특히 리비아가 원유 생산국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세계 경제에 미칠 여파가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사태로 환율이 당분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동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는 단기적으로 환율의 중요한 변수"라며 "리비아산(産) 원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유럽 지역이 타격을 받는다면 국제 금융시장 전체에서 불안심리가 가중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발 빠른 투자자들은 외화예금을 활용하거나 강세를 띠는 신흥국 통화를 사들이는 등의 '환(換)테크'에도 나서고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외화예금이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 단기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만기는 주로 3일짜리부터 5일, 7일, 1개월 등으로, 초(超)단기 외화예금이 주를 이룬다. 시중은행별로 차이는 있지만 금리는 3일짜리가 연 0.1%대, 1개월은 연 0.2%대 수준이다.
양재혁
외환은행 WM센터 팀장은 "리비아 사태가 예상보다 심각하게 전개된다면 일시적으로 달러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해져 단기적으로 환차익을 누릴 수도 있다"며 "환율이 1150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외화예금에 투자하는 고객들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 정세가 불안할수록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외환 투자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