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지키기 위해 노래도 만들 겁니다"

'세시봉' 열풍의 주역 가수 윤형주(64)가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위기를 겪는 아름다운 섬나라 몰디브를 지키기 위해 나선다. 몰디브 정부 요청으로 21~23일 이 나라를 방문한 윤형주는 모하메드 나시드(Nasheed) 대통령으로부터 명예 영사(領事)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수락했다.

귀국한 직후인 25일 저녁 서울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윤형주는 "인류의 무책임한 욕심 때문에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섬나라가 머지않아 수몰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며 "국내외에 몰디브의 안타까운 현실을 알리고 양국의 문화교류에도 힘쓰고 싶다"고 했다.

윤형주와 몰디브의 인연은 지난해 말 처음 맺어졌다. 윤형주는 당시 지인의 소개로 방한 중이던 몰디브 외무장관과 주택장관을 만났다고 한다. 윤형주는 그 자리에서 "다른 나라에서 비롯된 공해 때문에 몰디브 사람들이 결국 다른 땅으로 집단 이주를 해야 한다면 이는 인류 전체의 비극"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이 얘기에 감명받은 두 장관은 윤형주가 한국의 유명한 가수이자 사업가이면서 오랜 세월 자선(慈善) 활동도 벌여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고국으로 돌아가 그를 명예 영사로 추천했다.

윤형주는 "사실 오랜 세월 외교관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는데 환갑을 넘어 비로소 그 꿈을 이루게 됐다"며 "젊은 시절 의대 공부를 그만두게 된 것도 가수 활동보다는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살고 싶은 염원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몰디브 방문에서 대통령을 비롯해 내무·문화관광·교육부장관 등 7명의 정부 주요 인사를 만나 '노래를 통한 몰디브 살리기 운동'에 나설 뜻을 전했다. 그는 조만간 '세이브 몰디브(Save Maldives)'란 노래를 만들어 아시아는 물론 영어권 국가에도 알릴 계획이다. "환경보호 생활화가 수몰 위기에 처한 먼 바다의 섬나라 몰디브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제가 가수니까 양국의 문화예술인들이 오가며 서로를 이해할 기회를 많이 만들 겁니다. 또 한국 사랑의집짓기운동본부(해비타트) 홍보위원장도 맡고 있기 때문에 몰디브 국민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회원들과 함께 이 나라를 자주 방문할 생각입니다."

윤형주는 "어렸을 때부터 바다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고 했다. 실제 "조개껍질 묶어…"로 시작되는 그의 히트곡 '라라라'는 대천해수욕장에 노래비가 생길 정도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아름다운 섬나라 몰디브의 명예 영사가 된 것이 더욱 뿌듯한 듯했다.

그는 "관광지로만 알려진 이 나라가 사실은 갖가지 난관에 힘겨워하고 있는 만큼 그것들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남은 인생을 쏟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