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엄친딸'의 힘!] 여우주연상에 하버드大 출신 나탈리 포트먼

'레옹'(1994)의 13살 소녀가 오스카의 여왕이 됐다. '블랙 스완'의 나탈리 포트먼(30·사진)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됐을 때 객석의 반응은 덤덤했다. 포트먼이 이미 골든글로브와 영국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등을 휩쓸었던 터라 당연히 오스카도 그의 차지가 될 것이라는 데 이론이 없었기 때문이다.

포트먼은 레옹 이후 모범적이고 지적인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하버드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면서 4개 국어(프랑스어·일본어·독일어·아랍어)를 배웠다. 연극 무대에 오르고 유명 감독들이 모여서 찍은 옴니버스영화 '뉴욕 아이러브유'(2008)에 감독으로 이름도 올렸다. 이미 동물보호가로 유명한데 빈곤 퇴치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또래 여배우들이 스캔들로 타블로이드 신문에 오르내리는 동안 그는 석사 학위를 따고 칸영화제 심사위원까지 맡았다.

일상에서는 정도(正道)를 걸었지만 스크린에서는 자주 일탈(逸脫)했다. '브이포벤데타'(2005)에서는 머리를 빡빡 밀고 나왔고, '고야의 유령'(2008) '호텔 슈발리에'(2007) 등에서는 전라(全裸)로 출연했다. 포트먼은 올 1월 한 잡지 인터뷰에서 "그런 역할을 하는 게 나라서 사람들이 충격을 받는다. (레옹의) 착한 소녀 페르소나가 있어서 그걸 뒤집는 게 너무 쉽다"고 했다.

포트먼은 '블랙 스완'이 되기 위해 영화 촬영 1년 전부터 매일 두 시간씩, 6개월 전부터는 매일 5시간씩, 2개월 전부터는 8시간씩 발레 연습을 했다. 매일 1.6㎞씩 수영도 했다. 하루 5시간씩 자면서 커피와 이부프로펜(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에 의지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포트만은 '블랙 스완'를 찍으면서 안무에 참여했던 프랑스 출신 발레리노 벤자민 마일피드와 약혼했고 올여름에는 아기도 태어난다. 배부른 모습으로 트로피를 받아든 포트먼은 "아까 축하 공연을 보고 있을 때 배 안의 아기가 발길질을 했다. 꼬마 무용수다"며 벌써부터 아이 자랑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