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黑의 배짱

〈제3보〉(30~45)=중국의 최근 랭킹에 쿵제는 3위, 멍타이링은 21위에 올라 있다. 1위는 저우루이양(周睿羊·20). 아무리 슬럼프 중이라지만 현역 세계 3관왕 쿵제가 국내서조차 무관인 저우루이양 밑으로 간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한국 랭킹위원인 배태일 박사는 "저우는 지난해 국내 10위 이내 기사들에게 8전 전패한 실력"이라며 그를 중국 5위쯤으로 진단했다. 어떤 분야건 누구나 공감하는 순위를 매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흑이 ▲로 뛴 장면. 백이 30으로 원거리 그물을 치면서 난해한 공방이 펼쳐진다. 31부터 33까지 피차 고집대로 밀어붙였다. 34엔 강인하면서도 멋진 수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이 점으로 '가'에 젖히는 것은 흑도 37에 붙여 안정해 싱거워진다. 35로 참고1도 1이면 6까지 축이 안 되므로 흑의 낭패.

39까지 거의 외길 코스를 거친 결과 흑이 집으론 좀 득을 봤다. 이제 문제는 중앙. 쿵제가 40으로 퇴로를 차단하고 나섰지만 멍타이링은 아랑곳하지 않고 41로 상변을 지킨다. 좌변이 모두 당신 집이라고 주장하지 말라는 무언의 시위다. 45로 젖혀갔는데, 과연 이 흑 대마의 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