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유령연금'

100세가 넘은 연금 수령자의 사망 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유가족 12명이 기초노령연금을 꼬박꼬박 챙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작년 일본에서도 100세 이상 초고령 연금 수령자가 사망한 사실을 은폐하고 연금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자, 76세 이상 연금 수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572명이 유령 연금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보건복지부는 작년 12월 100세 이상의 기초노령연금 수령자 2322명을 대상으로 방문 조사한 결과, 서울과 경남 전남 등에서 12명이 사망했는데도 유가족들이 매월 연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복지부가 전국의 화장장과 병원 등을 통해 사망확인서를 받아 사망 사실을 체크하고 있으나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이다.

경남 거창에 사는 김모(101)씨는 작년 8월에 사망했는데도 이를 신고하지 않아 유가족들이 기초노령연금 4개월분 36만원을 타 간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 순천의 이모(103)씨도 사망 신고를 하지 않아 유가족들이 2개월분을 탄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12명의 유가족에 대해 부정수급액을 전액 환수하기로 했다. 기초노령연금은 2008년부터 65세 이상 중 소득·재산이 적은 380여만명에게 매월 최대 9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기초노령연금은 전체 65세 이상의 노인 중 70%인 380만명이 받고 있어 이들을 전수조사할 경우, 더 많은 유령 수급자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