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학생 교류 15년… 한국인에게 늘 감탄해요"

"한국 학생들이 일본에 오면 윗사람에게 '90도 인사'를 하는 걸 보고 다들 놀라요. 홈스테이 가정이나 학교 선생님들이 특히 좋아하지요. 각국에서 혈기왕성한 고등학생들이 일본에 오는데 한국 학생만큼은 별걱정을 하지 않아요."

일본 국제학생교류협회(YFU) 에나쓰 게이코(江夏啓子·65) 회장은 "일본에선 어른을 공경하는 문화가 점점 약해지고 있는데 한국 학생들은 여전히 예절이 깍듯하다"며 "일본 학생들도 한국에 오면 겸손과 예절을 배우고 간다"고 했다. 30년간 협회에서 일해온 에나쓰 회장이 3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YFU 한·일학생 환영·환송회' 참석차 방한했다.

1951년 미국에서 발족한 YFU는 고등학생·대학생이 외국에서 교육받을 수 있게 지원하는 비영리 국제교육·문화교류 단체다. 에나쓰 회장은 "미국·유럽 같은 대부분 외국 학생이 음식부터 문화까지 일본 적응에 힘들어 하는데 한국 학생은 일어 실력이 뛰어나고 문화에도 빠르게 적응한다"고 했다.

한국YFU는 일본YFU와 협력해 1996년부터 고교생 280명을 1년 또는 한 달 과정으로 일본에 보냈다. 일본에서도 2001년부터 고교생 134명이 한국에 왔다. 비용은 일본 도요타와 가메노리장학재단이 후원한다.

이날 환영·환송회에는 올해 한국서 생활할 일본 학생, 일본에 갈 예정이거나 지난해 일본에서 공부했던 한국 학생 등 12명이 참석했다. 정발고에서 교환학생으로 있다가 올 1월 돌아간 야마모토 히카리(山本 光·18)양은 "한국의 전통무용에 빠졌다"며 "숙명여대 무용과에 진학하고 싶다"고 했다.

에나쓰 회장은 태블릿 PC로 된 메뉴판을 가리키며 "30번도 넘게 한국에 왔지만 올 때마다 성큼성큼 발전한 모습을 본다"며 감탄했다. 이어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한국의 분위기를 일본 학생들이 마음껏 보고 가길 바란다"고 했다.

신정하(72) 한국YFU 회장은 "예전에는 일본 학생들이 막연히 '가깝고도 먼 나라'에 대해 알아보겠다며 왔지만, 요새는 슈퍼주니어나 소녀시대 멤버들 이름을 다 알 정도로 이미 많이 알고 있다"고 했다. 이날 주한일본대사관이 한국YFU에 감사장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