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百年大計] "한국 복지는 이제 시작… 경제 뒷받침되는 복지가 진짜 복지"

김상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복지 논쟁이 불붙은 지금부터 앞으로 5~10년이 한국의 '복지 백년대계'가 정해질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제부터 '진짜 복지'의 청사진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말하는 '진짜 복지'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에 휩쓸리지 않고 경제능력과 발맞춰 가는 복지를 뜻한다. 그는 "복지는 반드시 경제의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사회주의가 아닌 시장자본주의의 틀 안에서 복지를 하겠다면 좌·우를 막론하고 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경제의 계획이 따라줘야 한다"고 했다.

장기(長期) 복지 목표와 함께 이를 경제의 힘으로 차근차근 실천해 가는 치밀한 로드맵(roadmap·이행계획)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북유럽 복지국가와 우리나라는 경제적 격차나 국민의 복지 인식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른바 스웨덴 모델을 무턱대고 뒤쫓아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복지 수준에 학점을 매긴다면 북유럽은 'A+', 우리는 막 'A-'(선진국 진입)로 올라선 상황"이라며 "우리가 단번에 'A+' 수준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고, 앞으로 30년간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수준인 'A0'가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복지 선진국들이 경험한 노령화와 경제 성장 둔화를 우리가 똑같이 겪게 될 것"이라며 "지금 복지 선진국들을 반면교사 삼아 그들이 겪고 있는 복지병(病)에 대한 면역력을 미리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복지 분야로 의료와 교육을 꼽았다. 그는 "중산층이 의료와 교육비용 때문에 극심한 압박을 받는다면 'A0' 수준의 복지국가가 될 수 없다"면서 "이를 위해 세금을 더 걷는다 해도 국민들이 납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