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접어들면서 복지예산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07년 61조4000억원에서 2010년 81조2000억원으로 3년 만에 19조8000억원(32%)이나 많아졌다. 전체 예산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최고치를 경신(2007년 25.8%→2010년 27.7%)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꼬박꼬박 세금 내도 돌아오는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처럼 국민의 복지 체감도가 떨어지는 주요 이유는 '
대한민국 복지 총량'의 3분의 1을 건강보험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복지분야 정부지출(81조2464억원)에 국민들이 낸 건보료(28조8220억원)를 더한 110조684억원을 지난해 우리 국민이 쓴 복지 총량이라고 보면, 건보료가 30.6%(33조6835억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병원을 자주 찾는 노인이나 중증환자들은 상당한 복지 혜택을 받는다고 느끼지만, 건보료를 내는 주된 계층인 청장년층은 병원 갈 일이 적다 보니 "건보료만 내고 돌아오는 복지는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인구의 11%를 차지하는 노인들이 전체 건강보험 서비스의 32.2%(2010년)를 썼다.
건보 보장성이 62% 수준에 그쳐 있다는 것도 복지 체감도를 떨어뜨린다. 100원어치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면 62원만 보험이 되고, 38원은 고스란히 호주머니에서 나간다는 뜻이다. 암 등 중증질환 치료로 가면 비급여 항목이 늘어나 보장성이 더 떨어지기도 한다.
또 보금자리 주택(8조8348억원), 기초생활보장 급여(7조3045억원) 등은 소수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복지정책이다 보니 대다수 중산층은 도움을 느끼지 못한다. 국민연금·공무원 연금 등으로 지출된 비용은 전체의 4분의 1(23.6%·25조9856억원)을 차지하는데, 이는 젊어서 열심히 납부하고 은퇴 후에 받는 돈이라 현재로서는 막연한 부담으로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서울대 최성재 교수(사회복지학)는 "우리 복지정책은 건보 급여비, 기초생활수급비 등 직접 현금으로 받는 서비스에 치중하다 보니 전반적인 국민 체감도가 떨어진다"면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생활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관, 중산층의 욕구가 큰 보육 서비스 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