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충격에도… 꿈쩍 안 한 저축은행株

7일, 지난달 22일 영업을 정지한 강원 도민상호저축은행이 가지급금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부터 신청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부실저축은행 사태로 저축은행 예금자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그렇다면 저축은행과 은행주의 투자자들은 어땠을까?

금융위원회가 올 들어 영업정지 조치를 내린 저축은행은 모두 7곳이지만 상장사는 없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저축은행주들은 최근 주가 급락세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크게 타격을 받지 않았다.

◆저축은행 영업정지 주가 영향은 미미

지난달 17일과 19일 이틀 간격으로 부실저축은행 일곱 곳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발표 하루 전날인 16일과 영업정지사태가 일단락된 21일 저축은행 종목 종가를 비교한 결과, 주가는 큰 변동이 없었다.

가장 덩치가 큰 진흥저축은행 주가는 이 기간에 2.8% 올랐다. 서울저축은행 주가는 2.4%, 한국저축은행은 0.14%, 솔로몬저축은행은 2.8%, 제일저축은행은 1.9%씩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0.81% 올랐다. 대부분의 종목이 지수보다 많이 올랐다.

이후에도 이들 종목의 주가는 꾸준히 회복해 7일 진흥저축은행은 지난달 21일 종가보다 4.08%, 한국저축은행은 4.04% 오른 3185원, 7210원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24% 올랐다.

다만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의 모회사는 타격을 입었다. 19일 보해저축은행이 추가 영업정지 저축은행에 포함되자 바로 다음 거래일인 21일 보해양조 주가는 8.5% 하락한 1만1750원에 마감했다.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으나 영업정지되지 않은 저축은행의 대주주회사의 주가도 흔들렸다. 새누리저축은행의 대주주인 한화의 21일 종가는 16일보다 4.7% 하락한 4만7900원이었다.

◆저축은행 인수하겠다는 금융지주사는?

우리금융·하나금융·신한금융 등 금융지주사가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지난 1월 초 이후 이들 지주사 주가는 잠시 휘청거렸다. 저축은행 정리 과정에서 은행권이 부담을 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곧 다시 오름세를 보이며 사태는 일단락됐다.

우리·하나·신한지주가 삼화저축은행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1월 25일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하루 전날인 24일과 똑같은 1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우리금융의 삼화저축은행 인수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18일 주가는 1만4350원으로 0.3% 하락하는 데 그쳤다.

삼성증권 김재우 애널리스트는 "저축은행 인수가 우리금융 주가에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며 "정확한 인수가격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우리금융의 삼화저축은행 인수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M&A 활성화 움직임

앞으로도 부실 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융지주회사들이 또다시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주가가 크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7일 우리금융지주가 또 다른 저축은행 한 곳에서 두 곳을 추가로 인수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도 주가는 전날과 변함없는 1만405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