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콜' 받으면 주가는 뜀박질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는 '대기업 관련주'가 테마로 등장했다.

대형 그룹의 계열사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이들 기업의 신사업 투자 결정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코스닥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AP시스템은 최근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잇달아 대형 계약을 맺었다. 지난 2일에는 369억원 규모의 AM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제조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2009년 매출액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음 날인 3일 AP시스템의 주가는 9.62% 상승했고, 그 다음 날에도 2.11% 올랐다. AP시스템은 7일에도 545억원 규모의 AMOLED 장비를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 공급하기로 했다. AP시스템은 올해 초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27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해 화제가 됐던 회사다.

체외진단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나노엔텍은 지난달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SK텔레콤으로부터 총 250억원의 자금을 유치해 화제가 됐다. SK텔레콤은 유상증자를 통해 나노엔텍의 지분 약 9.29%를 확보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나노엔텍이 U-헬스케어 사업에서 필수적인 체외진단 의료기기에 커다란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나노엔텍 주가는 올 들어 22.32% 오른 상태다. U-헬스케어는 구축된 네트워크를 통해 생체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장소에 제한 없이 의사로부터 건강 상태에 맞는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 소식에 수혜를 볼 것으로 지목된 기업의 주가가 오른 경우도 있다. 토자이홀딩스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25일 바이오시밀러사업에 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증권가에서는 토자이홀딩스의 비상장 자회사 노바셀테크놀로지는 삼성전자와 바이오시밀러 공동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토자이홀딩스 주가는 보유 중인 우라늄 광산 가치가 2100억원에 달한다는 회사측 발표까지 겹치면서 2월 25일부터 3월 8일까지 24.5% 올랐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2009년 노바셀테크놀로지에 사업과 관련된 분석을 의뢰한 바 있다"며 "하지만 이는 이미 마무리가 된 사안이고 현재 노바셀테크놀로지와 진행 중인 사업은 없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기업 규모가 작은 코스닥 기업들만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태양광 테마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OCI는 LG실트론과 오는 2018년까지 1888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4일 공시했다. 이날 OCI 주가는 4.55% 오른 상태로 거래를 마쳤고 3거래일 동안 약 5% 올랐다.(8일 종가 기준) OCI는 유가증권상장 기업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계열사와의 대형 계약 체결은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결국 주가 흐름에도 긍정적이라고 보았다. 유진투자증권 변준호 연구위원은 "많은 현금을 보유한 대기업과 지속적인 관계를 가지고 거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며 "실적 개선은 물론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한 덕분에 해당 기업의 유동성(현금 흐름)이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투자 소식에 관련 기업의 주가가 들썩거리는 것과 관련해서는 "해당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이나 시장에서 지배력을 가진 기업이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