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힘 못쓴 '네 마녀의 날(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올해 첫 '네 마녀의 날(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이었던 10일. 주식시장 마감(오후 3시)을 40여분을 앞두고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증시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메신저가 바삐 오갔다.

작년 11월 11일 소위 '매물폭탄 사건(장 마감 직전 2조원 넘게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코스피지수를 급락시켰던 사건)'을 일으켰던 도이치증권이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 제2의 매물폭탄을 던질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실제 며칠 전부터 도이치증권 창구에서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왔고 이날도 오전부터 삼성전자·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매도 주문이 많이 나왔다.

증권가에서는 작년 매물폭탄 사건으로 일부 영업정지 징계를 받은 도이치증권이 아예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기 위해 주식을 파는 게 아니냐, 징계에 대한 항의성 매물폭탄을 던지는 게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았다.

장 마감 10여분을 앞두고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정작 도이치증권은 잠잠했고 다른 외국인 투자자들이 장 마감 직전 10여분 동안에만 6000억원의 매물을 던졌다. 이날 외국인은 오후 3시 현재 1조1776억원을 순매도(매도액에서 매수액을 뺀 금액)했다. 이는 외국인 하루 순매도 규모로 역대 3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도이치증권 창구에서 나온 매도 물량은 15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이 대량으로 매도하고 프로그램매매(컴퓨터에 미리 입력해 놓은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사고파는 것)에서도 4000억원 넘게 매도물량이 나왔지만 개인과 기관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지수 하락 폭을 줄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9.89포인트(0.99%) 하락한 1981.58로 장을 마쳤다. 금리 인상,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다 리비아 사태로 인한 해외 증시 부진 등 각종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