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ENY] 서민 앞세운 금융상품들

미소(美少)금융·햇살론 등 정부 주도로 대규모 서민금융 사업이 실시된 이후 금융회사마다 '서민'이라는 이름을 붙인 금융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정부 정책에 호응하고 친(親)서민적이라는 이미지를 주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다른 상품보다 조건이 다소 유리하다.

하나은행은 대출받은 사람이 실직할 경우 6개월치 이자를 면제해 주는 상품을 14일부터 출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신한은행은 빌라·다세대주택 등 모든 주택으로 대출 대상을 확대했다. '친서민'이라는 이름이 붙긴 했지만, 금융회사들은 이들 상품을 통해 다른 상품과 비슷한 수익을 올린다. 또한 대출금을 연체할 경우 높은 연체이자가 부과된다.

보험업계에선 삼성화재가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해 자동차 보험료를 8% 깎아줄 예정이며, 신한생명은 보장성보험에 할인 혜택을 줄 방침이다. 그러나 저소득층에게 보장성보험이 실질적인 혜택이 될지는 미지수다.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미국의 비우량주택담보대출로 인해 촉발됐다"고 말했다.〈12일자 C1면〉 '서민'이라는 용어에 현혹돼 저소득층이 무리하게 금융상품에 가입한다면 큰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