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콘크리트

〈제2보〉(18~32)=조선족 기사 '朴文堯'의 한글 표기방식을 놓고 논란이 있었다. 혈통적으로 우리 동포이므로 어려운 현지발음을 따르지 말고 '박문요'로 부르자는 것이 한쪽의 주장. 반대편에선 그도 엄연히 중국인인 만큼 외래어 표기 원칙에 따라 '퍄오원야오'로 적는 게 옳다는 논리를 편다. 민족 정서를 바탕으로 한 편의주의와 국제화 시대에 방점을 둔 원리주의의 충돌이다. 본란에선 확고한 매뉴얼이 나올 때까지는 현행 규정에 따르기로 했다.

침착함에 있어선 쿵제가 퍄오보다 선배다. 18을 놓기까지 쿵제가 7분이나 고심한 것은 참고1도와 자꾸 비교됐기 때문. 물론 이것도 한 판이다. 흑이 '가'로 준동하는 귀의 맛은 20으로 완전 봉쇄됐다. 23은 중원에 힘을 실어주는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수. '나'가 좋아 보이지만 그만큼 허술하다.

24 의문수. 최규병 九단은 참고2도 1이란 대안을 냈다. 5 이후 A, B등의 붙임수가 있어 타개도 쉽다. 25가 또한 퍄오다운 견실한 일착. 26을 안 두면 흑 '다' 붙임수로 세력균형이 무너진다. 31까지 좌변을 확장했지만 한눈에도 △와 중복된 자세. 32는 당연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