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쓰레기 收去

〈제3보〉(33~43)=대회 사상 첫 연패(連覇)기사의 탄생 여부도 올해 LG배의 빼놓을 수 없는 관심사였다. 쿵제(孔杰)는 지난해 결승서 이창호를 상대로 무결점 우승을 장식했던 디펜딩 챔프. 작년 이맘때 쿵제의 바둑은 바늘 하나 들어갈 틈도 없이 단단하고 잘 짜인 직물(織物)처럼 정교하다는 평가를 들었었다. LG배 우승 후에도 쿵제는 후지쓰배와 TV아시아선수권까지 손에 넣는 등 기세등등했다.

백?V는 이 장면서 '이 한 수'의 곳. 34에 8분이나 쓴 것은 참고1도가 눈앞에 어른거렸기 때문이다. 흑이 참고2도처럼 반발하는 것은 실패작이다. 36도 예정했던 한 칸 뜀이지만 참고3도 1로 빠지는 역행(逆行)도 가능했다. 7까지 터를 잡아 나쁘지 않다는 것.

40은 이런 형태에서의 틀이다. 사람도 바둑 돌도 적병(敵兵)들이 쫙 깔린 위험지역에선 경쾌한 몸놀림이 바람직하다. 41은 보통 때는 속수(俗手)지만 지금은 가능한 선택. 그런 뒤 껴붙인 43이 공격의 급소였다. 43으로 '가'에 끊는 것은 하책. 백 '나'~ '라', 흑43, 백 '마'까지 선수여서 흑이 '쓰레기'를 수거하는 동안 중앙에 백설이 내리게 된다. 백의 대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