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공격의 呼吸

〈제4보〉(43~50)=같은 나라 기사끼리 해외 결승전에 동행할 경우 분위기는 매우 미묘하다. '오월동주(吳越同舟)'이자 '적(敵)과의 동침'에 해당하기 때문. 평소 그렇게 친한 우리 기사들이 맞대결 전엔 눈도 잘 안 마주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이번 중국 선수단 4명은 외출할 때마다 함께 붙어 다녔다는 후문. 대국을 눈앞에 두고 적의(敵意)를 숨긴 채 함께 웃으며 식사하는 승부사들은 거의 성인(聖人)의 경지다.

43의 급소 일격에 백의 대응은 2가지다. 하나는 47의 곳에 잇는 것. 그것은 참고도 7까지가 예상되는데, 백은 흑에게 8을 허용해 불만이라고 봤다. 아닌 게 아니라 우측 일대 흑이 구축한 세력권 골짜기가 엄청나게 깊은 모습. 44로 빗겨 받은 것은 이를 우려한 고심의 선택이었다.

46, 48로 몸부림칠 때 49는 어땠을까. 한 호흡 고르며 총공격에 나선다는 뜻이었지만 50이 놓이자 백 대마가 꽃이 피어나는 형상이 됐다. 49로는 50자리에 들여다봐 틈을 주지 말고 공격하고 싶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백은 '가'와 흑△ 교환 후 '나'로 이을 텐데, 그때 '다'면 백 대마는 여전히 피곤했을 것이다. 흑의 다음 한 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