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인내의 代價

〈제6보〉(59~72)=중국 매스컴들은 '성장과정이 가장 힘들었던 기사'로 퍄오원야오(朴文堯·23)를 꼽는다. 부친의 노상(路上) 피살 이후 홀어머니와 함께 극빈의 시절을 보냈다는 게 '선정' 이유. 이런 역경 속에서도 퍄오는 나쁜 길로 빠져들지 않고 오직 바둑에만 정진한 끝에 세계를 제패했다. 우승 직후 그의 첫 마디는 "어머니께 우승상금을 갖다 드리게 돼 기쁘다"였다.

59는 퍄오의 인내력과 형세판단 능력을 동시에 보여주는 수. 모두 64자리 씌움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생각만큼 공격이 잘 안 된다. 참고1도는 하나의 예. 64까지 백에게 너무도 쉽게 퇴로를 열어준 느낌을 준다. 백은 적세를 삭감하며 중앙에 살집까지 붙였으니 만족이다.

그렇다면 흑의 작전 실패? 하지만 71까지 진행되고 보니 흑의 구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변 일대에 완성된 흑집이 얼마나 토실토실한가. 참고2도는 66으로 1쪽에서 젖히는 반발이 여의치 않음을 보여주는 그림이다(23…16). 매우 미세한 형세란 중론인데, 이때 놓인 72가 큰 파문을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