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야 놀~자] 저축은행 예금자는 누가 보호해주나요?

삼화저축銀 5000만원 초과 예금자, 손해 불가피할 듯〈조선일보 2011년 2월 19일 A18면〉

예금보험공사는 18일 "지난달 영업 정지된 삼화저축은행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우리금융지주가 5000만원을 초과하는 예금과 후순위 채권은 인수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인당 5000만원을 초과하는 예금과 후순위 채권은 앞으로 파산재단에서 배당받을 수밖에 없어 상당 부분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최근 경영부실로 영업정지명령을 받은 일부 저축은행의 예금자들이 자신의 예금을 찾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은행에 몰려드는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7년 은행에 대한 예금보호제도를 도입하였고, 이듬해인 1998년에는 이 제도에 저축은행, 보험회사, 증권사, 종합금융회사에 대한 예금보호기능을 통합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예금자들은 5000만원까지 예금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삼화저축은행, 부산저축은행 등 부실저축은행의 예금자보호에 소요되는 비용을 어디에서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도 뜨겁게 벌어졌습니다. 이는 저축은행에 부과하는 예금보험료만으로는 부실저축은행의 예금자를 보호하는 데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편에서는 전체 예금보험기금을 이용하여 부실저축은행의 예금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기존의 기금을 놔두고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부실저축은행의 예금자보호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은 저축은행의 예금자보호와 관련하여 예금보험기금의 성격과 구성, 그리고 저축은행 예금자보호의 방향 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예금보험기금은 어떻게 구성되고 조달되나요?

2010년에 1조2000억원을 거두는 등 우리나라 예금보험기금은 매년 예금보험료를 징수해서 현재 총 6조8000억원이 적립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 기금을 부실저축은행의 예금자보호에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저축은행들에 부과해서 적립한 예금보험기금은 이전에 파산한 저축은행의 예금자를 보호하는 데 이미 모두 사용했고, 현재 예금보험기금이 보유한 자금은 은행, 보험사 등 다른 금융회사들에 부과해서 모아 둔 자금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예금보험제도하에서는 은행, 증권사, 생명보험회사, 손해보험회사, 상호저축은행, 종합금융회사 등 6개 권역을 대상으로 예금보호기능이 통합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예금자보호에 필요한 기금은 이들 6개 금융권역별로 별도의 계정, 즉 다른 주머니로 나뉘어 적립·관리되고 있습니다. 또한 금융회사가 예금보험기금에 납부하는 예금보험료 또한 파산 가능성을 감안하여 금융권역별로 다르게 부과되고 있습니다. 현재 은행은 예금보호대상 예금의 0.08%, 증권사, 보험회사, 종합금융사는 0.15%, 그리고 상호저축은행은 다른 금융권보다 훨씬 높은 0.35%를 예금보험료로 납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축은행 계정의 경우 현재 적립된 자금이 없을 뿐 아니라 다른 금융권 계정으로부터 빌려온 자금도 약 3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예금보험기금 안에 있는 6개 계정 간에는 서로 자산과 부채를 주고받거나 자금을 빌려주는 등의 거래를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거래를 하려면 기금을 관리하는 예금보험공사 운영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만 합니다. 설사 승인을 받아 예금보험기금의 다른 계정으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경우에도 이자를 지불해야 합니다. 현재 기금이 고갈된 저축은행 계정이 은행과 보험회사의 계정 등으로부터 약 3조원의 자금을 빌리고 있는데, 어려운 사정을 감안하여 특별히 허락을 받아 이자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예금보험기금은 왜 금융권역별로 나누어 관리하나요?

우리나라의 예금보험기금은 왜 금융권역별로 별도의 계정으로 나뉘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을까요?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앞서 설명한 대로 1998년에 예금보호기능이 통합됐지만, 이미 그 이전에 은행, 증권사, 보험회사, 종금사, 저축은행별로 적립되어 있던 기금들을 하나로 합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통합 당시 은행들의 기금은 500억원 정도에 불과하였던 반면, 보험사와 저축은행은 각각 2450억원과 2460억원, 그리고 종합금융사는 1700억원을 적립하고 있어 형평성 차원에서 이들 기금을 하나로 통합하기 어려웠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각 금융권역의 위험도와 이들에 대한 감독 수준 등의 차이를 들 수 있습니다. 예금보험제도는 원칙적으로 소액 예금자를 보호하고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입니다. 그런데 이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예금자들이 금융기관의 부실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금융기관에 예금을 하려고 하는 도덕적 해이를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파산할 가능성이 큰 금융회사일수록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해서 많은 예금자를 끌어들이게 되므로, 이들 금융회사가 파산할 경우 예금보험기금에 큰 부담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예금보호제도는 원칙적으로 부실 가능성이 낮은 우량 금융권을 보호대상으로 해야 하며, 또한 예금보호제도를 도입할 경우에는 금융기관의 파산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감독을 강화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저축은행 사태에서 보듯이 저축은행 등 일부 금융권에 대한 감독은 은행 등 여타 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충분하고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부실 가능성이 작은 우량 금융회사가 많고, 또한 감독도 적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금융권과 그렇지 않은 금융권에 대한 예금보호기금을 통합할 경우 우량한 금융권이 부실한 금융권을 계속 지원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예금보험기금을 금융권역별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떨까요? 미국을 제외한 많은 나라에서 현재 은행,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대부분의 예금수취기관에 대한 예금보호기능 및 예금보험기금이 통합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미국에는 은행·저축기관과 신용협동조합에 대한 예금보호기구가 별도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는 금융기관 수가 워낙 많기 때문으로 판단됩니다.

저축은행 예금자를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요?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예금보험기금이 금융권역별로 나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부실저축은행의 예금자를 보호하다가 저축은행 계정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는데, 은행·보험회사 등 다른 금융권역이 도와주지 않으면 정부가 결국 우리가 낸 세금을 가지고 도와주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정부와 국회는 최근 저축은행의 예금자보호를 위해 그동안 제시된 여러 안을 절충하여 다른 금융회사들과 정부가 일부분씩 부담하는 특별계정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금융회사들은 매년 부담하는 예금보험료의 55%를 해당권역의 계정에 적립하고 나머지 45%를 특별계정에 적립하게 됩니다. 정부 또한 일부를 부담하게 되는데 2011년에는 최대 2000억원 정도를 부담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은 지난 199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여 수많은 금융회사가 파산했을 당시에 금융회사와 정부가 비용을 분담한 사례와도 유사한 방식입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 부실금융기관

부실금융기관의 조건은 나라마다 다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음 두 가지 중 하나의 경우에 처한 금융회사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첫째, 금융회사의 부채(빚)가 자산을 초과하여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회사입니다. 두 번째로는 고객이 예금 인출을 요구하는 경우 이를 지급하지 못하는 금융회사입니다.

◆퀴즈

예금보험기금 내 6개의 금융권역별 계정 중 약 3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은 ○○○○계정입니다.

▲응모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3월 23일(수) 오후 5시 마감, 3월 25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도서문화상품권 1만원권(25명) 각 1장

〈지난 회 정답: 헤지펀드〉

도서문화상품권 당첨자 (강청 곽병석 곽효경 김경주 김성제 김진백 김충호 노은정 문상민 박상선 박용진 변진철 안지영 엄세원 이경석 이주일 전혁주 정우석 정혜경 조규훈 조병성 조영훈 한윤모 홍석균 황정준)

금융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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