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기적을 만들고 사랑 영화는 기록을 만들었다
입력 : 2011.03.21 03:06
노인의 사랑으로 100만 관객 돌파…
'그대를 사랑합니다' 추창민 감독
이순재·윤소정·김수미·송재호…
연기 지도 할 필요가 없었어
노인이 아니라 사랑에 초점…
인디음악으로 젊은 감성을
두 노인 커플의 사랑을 따뜻하게 담아낸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20일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손익분기점(65만명)을 훌쩍 넘긴 성적이다. 만화가 강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이 영화에는 주 관객층인 20~30대가 선호하는 스타가 없다. 주연배우 이순재(76) 윤소정(67) 송재호(72) 김수미(60)씨의 나이를 합치면 275세에 이른다. 제작비도 한국 영화 평균 4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그런데도 100만 관객을 모은 것은 그 자체가 '사건(事件)'이라는 평가다. 이변(異變)의 주역 추창민(45) 감독을 이날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흥행 추이가 이례적이라고들 한다.
"2월 17일 개봉한 뒤 1·2주째는 박스오피스 10위까지 떨어졌다. 그때만 해도 스크린에서 곧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3주째 접어들면서 박스오피스 순위가 주중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관객 입소문과 유명인들의 트위터 호평 덕이다."
이 영화에는 주 관객층인 20~30대가 선호하는 스타가 없다. 주연배우 이순재(76) 윤소정(67) 송재호(72) 김수미(60)씨의 나이를 합치면 275세에 이른다. 제작비도 한국 영화 평균 4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그런데도 100만 관객을 모은 것은 그 자체가 '사건(事件)'이라는 평가다. 이변(異變)의 주역 추창민(45) 감독을 이날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흥행 추이가 이례적이라고들 한다.
"2월 17일 개봉한 뒤 1·2주째는 박스오피스 10위까지 떨어졌다. 그때만 해도 스크린에서 곧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3주째 접어들면서 박스오피스 순위가 주중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관객 입소문과 유명인들의 트위터 호평 덕이다."
―평일 관객이 다른 영화의 2배라던데.
"평소 영화관을 잘 찾지 않는 중·장년층이 움직이기 시작한 덕분이다."
―주 관객층은.
"시간이 지날수록 20~30대는 물론 가족 단위 관객과 중·장년층 단체 관람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이달 중순 박스오피스 성적이 3위라고 들었다. 롱런 가능성이 크다고 하니 지켜봐야겠다."
―노인들의 사랑을 대중적 스토리로 보긴 어려운데.
"40~50년 연기 경력의 국민배우급 선생님들의 연기가 무엇보다 감동적이었다. 시트콤에서 코믹 연기를 보여줬던 이순재 선생님이 사랑에 빠진 로맨티스트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김수미 선생님의 치매 연기도 깊은 울림을 주었다. 감독이 가장 많이 하는 일이 배우들 연기 지도인데 이번에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영화가 말하고 싶은 것은 노인이 아니라 사랑이다. 젊은 층도 공감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을 모던하게 했다."
―영화의 어떤 부분이 '모던'한 것인가.
"강풀 원작의 만화적 상상력과 판타지를 그대로 살렸다. 음악도 10~20대 감성에 호소할 수 있도록 인디음악을 썼다. 오토바이를 타고 하늘을 나는 환상적인 장면도 과감하게 집어넣었다."
―찍는 데 가장 고생했던 장면은.
"만석(이순재)이 눈 덮인 골목길을 수레를 끌고 위태롭게 내려가는 이뿐(윤소정)에게 '비키라'고 말하고 대신 끌고 내려가는 장면이다. 만석의 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원래 3일에 걸쳐 찍으려고 했는데 눈이 소복이 내린 비탈길을 연출하려고 준비한 눈을 한꺼번에 사용해 하루에 몰아 찍느라 힘들었다."
―관객이 꼭 기억해줬으면 하는 장면이나 대사는.
"만석이 이뿐과 마지막으로 헤어질 때 '한번 안아봐도 될까요'라고 동의를 구하는 장면이다. 인스턴트식 사랑이 아니라 오랫동안 가슴에 묻혀두었던 한마디였다. 대사는 훈남 장군봉(송재호)이 자식들이 하나 둘 떠나간 뒤 내레이션으로 '우리는 가족이었으나 다시 부부가 되었다'라고 하는 부분이다. 부부는 평생 동지라는 의미다."
"강풀 원작의 만화적 상상력과 판타지를 그대로 살렸다. 음악도 10~20대 감성에 호소할 수 있도록 인디음악을 썼다. 오토바이를 타고 하늘을 나는 환상적인 장면도 과감하게 집어넣었다."
―찍는 데 가장 고생했던 장면은.
"만석(이순재)이 눈 덮인 골목길을 수레를 끌고 위태롭게 내려가는 이뿐(윤소정)에게 '비키라'고 말하고 대신 끌고 내려가는 장면이다. 만석의 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원래 3일에 걸쳐 찍으려고 했는데 눈이 소복이 내린 비탈길을 연출하려고 준비한 눈을 한꺼번에 사용해 하루에 몰아 찍느라 힘들었다."
―관객이 꼭 기억해줬으면 하는 장면이나 대사는.
"만석이 이뿐과 마지막으로 헤어질 때 '한번 안아봐도 될까요'라고 동의를 구하는 장면이다. 인스턴트식 사랑이 아니라 오랫동안 가슴에 묻혀두었던 한마디였다. 대사는 훈남 장군봉(송재호)이 자식들이 하나 둘 떠나간 뒤 내레이션으로 '우리는 가족이었으나 다시 부부가 되었다'라고 하는 부분이다. 부부는 평생 동지라는 의미다."
―원작 만화의 장르적 특성은 작품에 어떤 영향을 줬나.
"서로 대비되면서도 어울리는 캐릭터들이 가진 힘이 이야기 전개에 큰 역할을 했다. 노인들이 하나같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인물로 등장하는 것도 만화적 배경이다."
―어떤 사람들에게 영화를 추천하고 싶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할아버지·할머니를 생각하면서 만든 영화가 아니라 내 또래 친구나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다. 실제로 젊은 관객들도 자신의 얘기로 치환(置換)해 받아들이는 것 같다. 사랑할 때 느끼는 설렘이나 질투는 다 똑같지 않은가."
―100만 관객 동원은 최근 '세시봉' 열풍을 연상시킨다.
"사랑이나 이별 같은 인간의 보편적 정서를 다룬 작품은 일정한 완성도를 갖추면 세대를 뛰어넘어 공감을 주고 소통할 수 있다."
☞ 추창민 감독은
1966년 대구 출생으로 대구대를 나왔다. 1997년 ‘죽이는 이야기’의 연출 스태프로 영화계에 입문, 2000년 단편영화 ‘사월의 끝’으로 데뷔했다. 2005년 첫 장편 데뷔작 ‘마파도’가 관객 310만명을 모으면서 흥행에 성공, 기대주로 떠올랐다. ‘사랑을 놓치다’(2006년)에서는 사랑의 여러 이미지를 감성적으로 그렸다. 탄탄한 스토리와 감정 표현으로 드라마 구성이 뛰어나다는 평.
"서로 대비되면서도 어울리는 캐릭터들이 가진 힘이 이야기 전개에 큰 역할을 했다. 노인들이 하나같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인물로 등장하는 것도 만화적 배경이다."
―어떤 사람들에게 영화를 추천하고 싶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할아버지·할머니를 생각하면서 만든 영화가 아니라 내 또래 친구나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다. 실제로 젊은 관객들도 자신의 얘기로 치환(置換)해 받아들이는 것 같다. 사랑할 때 느끼는 설렘이나 질투는 다 똑같지 않은가."
―100만 관객 동원은 최근 '세시봉' 열풍을 연상시킨다.
"사랑이나 이별 같은 인간의 보편적 정서를 다룬 작품은 일정한 완성도를 갖추면 세대를 뛰어넘어 공감을 주고 소통할 수 있다."
☞ 추창민 감독은
1966년 대구 출생으로 대구대를 나왔다. 1997년 ‘죽이는 이야기’의 연출 스태프로 영화계에 입문, 2000년 단편영화 ‘사월의 끝’으로 데뷔했다. 2005년 첫 장편 데뷔작 ‘마파도’가 관객 310만명을 모으면서 흥행에 성공, 기대주로 떠올랐다. ‘사랑을 놓치다’(2006년)에서는 사랑의 여러 이미지를 감성적으로 그렸다. 탄탄한 스토리와 감정 표현으로 드라마 구성이 뛰어나다는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