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고향 앞으로" 정상명 前 검찰총장

정상명(60·사진) 전 검찰총장이 22일 도보(徒步)로 고향길에 올랐다. 서울 한남동 집에서 경북 의성군 다인면에 이르는 220㎞ 길이다. 그는 "법조 인생 34년을 되돌아보고, 건강도 테스트해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보려고 나섰다"고 했다.

정 전 총장은 이날 오전 9시에 집을 나섰고, 9박10일간 옛 영남대로를 따라 걸어 고향에 도착할 예정이다. 고향 친구 2명이 동행했다.

그는 이날 오후 6시쯤 경기 용인시 구성면의 허름한 모텔에 짐을 풀었다. 허리에 찬 만보계에 찍힌 이동거리는 35㎞. 그는 "생각보다 빠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항상 차에 실려서 시속 100㎞로만 다녔고, 인생도 그랬다"며 "이제 여유가 생겼으니 걸어 보는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총장은 1975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검 동부지청장, 대구고검 검사장 등을 거쳐 2005~2007년 검찰총장을 지냈다. 여러 건의 대기업 비자금 수사에서 성과를 올렸고, '국가 정체성'을 내세워 정권의 국가보안법 폐지 시도에 맞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