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覇로 끝내자

〈제10보〉(107~113)=승리는 승리를 부른다. 자신감과 여유가 다음 승부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물론 패배도 같은 논리의 적용을 받는다. 승부 세계의 이 같은 연승·연패 메커니즘은 쿵제가 LG배 결승전 포함, 1승10패의 늪을 헤맸던 심리 상황을 설명해 준다. 그런데 쿵제는 LG배 직후 벌어진 제1회 초상부동산배 한·중 단체전서 천금의 2승으로 중국 승리에 기여했다. 이 승리가 쿵제에게 재상승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

107자리 단수가 정답이다. 109에 두는 것이 뿌리부터 공략하는 정수 같지만 아니다. 참고도 6까지 되면 흑은 얻은 것 없이 백의 외곽 살집만 잔뜩 부풀려 준 결과. 백은 예정대로 108, 110으로 받는다. 한바탕 패(覇)로 승부를 결정짓자는 뜻이다. 패는 종종 경천동지할 대변화의 단초가 되기도 하는 마물(魔物)이다.

하지만 패는 팻감이 많은 사람이 이긴다. 어떤 패싸움도 이 단순한 이치를 벗어나지 못한다. 더 많은 총알(팻감)을 갖고도 패의 환각성에 미혹(迷惑)된다면 그는 승자가 될 자격이 없는 하수(下手)다. 112로 따내 마침내 패싸움 개시. 흑은 예정했던 대로 113에 팻감을 쓴다. 잠시 뜸을 들이는 쿵제. 받을 것이냐, '가'로 따내 패를 해소할 것이냐.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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