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10년] "브랜드 파워·믿음으로 해외 시장 적극 공략"

―인천공항 10년을 평가한다면.

"개항 당시 우리가 벤치마킹했던 세계적 공항들이 이제 인천공항을 배우겠다며 찾아오고 있습니다. 공항 건설과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5000여명의 항공업계 종사자들이 다녀갔습니다. 출·입국 절차 및 환승시스템, 물류 처리 노하우 등에서 세계 최고로 공항의 브랜드 파워가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습니다. 지금에 자만하지 않고 세계 최고의 공항이 되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그 동안 성과를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은 연 3300만명입니다. 새로운 시장인 환승객만 500만명이 넘습니다. 화물 처리량은 세계 2위권입니다. 부채비율도 60% 정도로 재정적으로 매우 견실하며 지난해 순이익만 3200억원에 달합니다.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 해외 사업 시장에 전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인천공항의 브랜드 파워가 날로 강해지고 있습니다. 내년에 국내 고속열차가 인천공항까지 연결되면 공항을 이용하기가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세계 최우수 공항이 될 수 있었던 요인은.

"세계 1등 기업들의 모든 것을 배우고 이를 적용하려고 했습니다. 항공사나 각 기업들이 내세우는 최고를 모두 배우면 1등이 된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스키폴공항의 물류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인천공항도 종이 없이 컴퓨터로 물류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시스템을 배우고 접목시키려 합니다."

―인천공항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당장 입국면세점이 필요합니다. 현재 세계 수십개국에 입국 면세점이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항공사와 관세청이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항공사는 수입이 줄어들고 관세청은 밀수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고객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필요한 시설입니다. 면세 상품을 들고 외국을 돌아다녀야 하는 상황이 얼마나 불편합니까."

―최근 동남권 신공항을 놓고 지역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데.

"일본에는 수십개의 공항이 있습니다. 사회간접자본에 지나치게 투자를 많이해 실패한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우리가 왜 일본의 전철을 밟으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인천공항이 세계적인 공항으로 확실히 자리잡은 후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절대 인천공항만의 이기주의가 아닙니다."

―기업 경영전략은

"상호간의 믿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난 2월 중국 하이난그룹과 협약 체결시 그쪽에서 세세하게 구절 하나하나를 명기해 줄것을 요구하더군요. 중국의 다른 항공사와는 제휴 협정을 맺지 말고, 인천공항이 새로운 사업을 하거나 외국의 또 다른 항공사와 협약 때 자기네도 함께 참여하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결혼에 비유하며 설득했지요. 결혼할 때 모든 문구를 다 집어넣을 수는 없다며 믿음으로 일을 추진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라크 아르빌지방 총리는 인천공항을 처음 방문했을 때 바로 협약을 맺었습니다. 믿음은 사람의 눈빛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직원들이나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통상적으로 월급이라고 하면 돈으로만 받는 것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직장에서 받는 월급에는 돈으로 계산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꿈과 열정입니다. 사내에 '533클럽'이 있습니다. 입사 때 533대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신입사원들에게 자부심을 가지라고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열정을 갖고 일을 하면 10~30년 후 미래는 밝습니다. 세계 시장은 확대되는데 외국어와 실무 능력을 고루 갖춘 인물을 찾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능력과 열정을 갖추면 기회는 반드시 옵니다."

이 사장은 1972년 삼성에 입사해 삼성물산 해외본부장 등을 지냈다. 이후 삼성·GE합작사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GE코리아 대표를 지낸 전문경영인이다. 2008년 9월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맡았다. '백만불짜리 열정'이란 책을 냈으며 대학 등 젊은이들을 상대로 강연도 수시로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이채욱 사장은 올해 공항 이용 승객 3500만명, 화물 운송 300만t, 매출 1조5000억원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제2여객터미널을 새로 건설하고 기존 화물터미널과 계류장도 확대하는 등 인천공항이 명실공히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확실히 자리잡아 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공항 지분 일부 매각과 입국장 면세점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국가적으로 결코 도움이 되지 않기에 지금 추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