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이프가 망할거란 예측은 보기좋게 틀렸죠"

미래에셋증권리서치는 2008년 초 스카이라이프에 대해 214만명인 가입자(2007년 말 기준)가 계속 감소, 2011년 147만명까지 축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사장은 "직원들이 증권사 전망을 보고 많이 동요했다"며 "유료방송 강자 케이블이 건재한데다 신규 경쟁자 IPTV까지 등장해 위성방송의 앞날이 막막했다"고 했다.

"그때 직원들은 살아남기 위해 투자를 최소화하고 싶어했어요. 그런데 사장이라는 사람이 고화질(HD)채널에 투자하자며 '2011년 가입자 300만명'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니 어땠겠어요. 정신 나간 사람이란 말들도 했지요."

스카이라이프의 HD채널 확충전략은 적중했다. 고가의 디지털TV를 구매한 고객들은 다소 비쌌지만 HD채널이 많은 스카이라이프를 선택했다. 또 KT와 손잡고 '위성방송＋IPTV'의 결합 상품을 내놨다. 위성방송은 HD채널의 강점을 갖췄지만 여전히 주문형비디오(VOD·원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찾아 시청하는 것)가 약했다. KT의 IPTV는 8만편이 넘는 VOD를 보유했다. 둘의 강점을 합친 상품이 나오자,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다음 달 HD채널 10개를 추가해, 총 85개 HD채널을 시청자에게 제공한다"고 했다. "내년에는 모든 채널을 HD채널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사장은 '방송사 기자 출신 CEO'다. KBS에서 보도국장과 부산총국장을 지냈다. "80년대 해직 기자 시절에 4년간 삼성정밀(현 삼성테크윈)에서 판촉과장으로 일하며 기업이 얼마나 치열하게 경쟁하며 생존하는지 체험으로 배웠고 그게 경영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최근엔 MBC와의 분쟁 탓에 고민이 많다. MBC는 스카이라이프를 상대로 'HD 가입자당 매월 280원씩 채널 사용료를 내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스카이라이프는 그동안 지상파의 말이라면 죽는 시늉까지 다했어요. 지상파에 연간 300억원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MBC 요구대로라면 올해 200억원, 내년 300억원을 더 지상파에 줘야 합니다."

이 사장은 "이익을 대부분 지상파에 줘야 한다는 말인데 합리적인 수준의 조정이 안 되면 차라리 문 닫는 게 낫다"고 했다. "공영 MBC는 국민자산인 주파수를 무료로 쓰고 광고까지 하잖아요. 민영보다 더 심하게 요구하니 생각하면 화가 나죠."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 · 광고문의·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