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리즈

'세기의 미인' 미국 여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세상을 떠난 지 하루 만인 24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공원묘지에 안장됐다. 그의 오랜 친구였던 팝스타 마이클 잭슨이 묻힌 곳이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테일러의 장례식이 이날 오후 LA 북쪽 글렌데일의 포리스트 론 공원묘지 안의 '그레이트 모설리엄' 묘역에서 가족과 친지 5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비공개로 치러졌다고 보도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장례식에선 배우 콜린 파렐과 가족들이 추모시를 낭송했고, 손자가 트럼펫으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연주했다. 유명 인사는 초청되지 않았고 일반인 출입도 통제됐다. 당초 주말로 예상됐던 장례식이 타계 하루 만에 전격 치러진 것은 테일러가 1959년 네 번째 남편 에디 피셔와 결혼하기 전에 피셔의 종교인 유대교로 개종했기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유대교에선 사후 48시간 안에 매장한다고 한다.

테일러가 영면(永眠)한 '그레이트 모설리엄'에는 클라크 게이블, 진 할로우, 캐럴 롬바드 같은 할리우드 스타를 비롯해 애니메이션 제작자 월트 디즈니, 가수 냇 킹 콜 등도 잠들어 있다.

외신에 따르면 테일러는 현금과 부동산 등 6억달러 정도의 재산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생전에 자신의 재산이 에이즈퇴치 연구기금으로 사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자손들은 재산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에게는 아들 2명과 딸 2명, 10명의 손주, 4명의 증손이 있다. 테일러는 울혈성 심부전증을 앓아오다 지난 23일 79세로 타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