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노출돼도 年 허용치의 20만~3만분의 1… "걱정할 수준 아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131(질량이 131인 요오드)이 전국에서 확인됐다. 원전 사고 수습 전까지는 계속 일본에서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로 날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처럼 수돗물과 식품의 방사능 오염을 걱정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29일 발표에 따르면, 전국 12개 지방방사능측정소에서 검출된 요오드131에 1년 내내 노출돼도 방사선량이 일반인의 연간 허용치 1mSV(밀리시버트)의 약 20만~3만분의 1에 그친다. 춘천 측정소에서만 검출된 세슘134·137 역시 방사선량이 일반인 연간 허용치의 약 8만분의 1 수준이다.

이번에 검출된 요오드131은 자연에는 없고 핵폭탄이나 원자로의 핵분열에서만 나온다. 또 8일만 지나면 방사능이 반으로 준다. 요오드131이 아직 방사선을 내므로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핵실험이나 원전 사고를 원인으로 볼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이 이 조건들에 들어맞는다. 세슘134·137은 조금 다르다. 반감기가 각각 2년과 30년이기 때문. 지금 방사선을 내고 있다고 해도 최근에 나온 것인지, 아니면 예전에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최근 춘천 지역의 기상을 분석해본 결과 중국 고비사막에서 오래전에 한 핵실험에서 나온 세슘이 황사를 타고 우리나라에 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방사성 물질의 유입경로는 앞서 강원도에서 검출된 제논과 같을 것으로 추정됐다. 안전기술원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된 요오드131이 일본 북쪽으로 날아갔다가 북극을 돌아 시베리아 쪽으로 남하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기상청은 일본의 방사성 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일본 동쪽으로 향해 지구를 한 바퀴 돌아 4월 초쯤 국내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안전기술원은 제논 검출량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보아 기류의 변화로 지금은 이 경로가 잠시 중단됐다고 분석했다.

원자로에서는 약 200종의 방사성 물질이 나온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다른 방사성 물질이 공기 중에서 발견되지는 않았다. 일부에선 독성이 강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걱정하지만 이들은 무거워서 바람을 타고 올 가능성이 낮다. 대신 바닷물로는 흘러들 수 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동해 바닷물과 해양생물의 방사성 물질 함유 여부도 분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