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되고 있는 건강보험 재정을 보강하기 위해 일부 약값을 강제로 인하하고 임대·금융 소득이 있는 직장인의 보험료를 올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구체적인 대책을 다음달에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 보건복지부는 같은 종류의 약들 가운데 비교적 가격이 높은 제품 가격을 가장 비싼 약값의 8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똑같은 효능의 고혈압약이 A제품은 100원, B제품은 85원, C제품은 70원이라면 A제품은 20원을, B제품은 5원을 낮춰 80원을 최고가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내 모방약(제네릭)보다 비싼 외국계 제약사의 오리지널약이 가격 인하의 주요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런 식으로 약값을 낮추면 지난해 10조원에 달한 건강보험 약제비 지출 중 3~4%(3000억~4000억원)를 절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진수희 복지부 장관은 이날 "건강 보험료의 형평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녀가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올라 있는 고액 재산가들과, 같은 연봉을 받는 직장인이라도 금융 소득이나 임대 소득이 있는 사람들의 건강 보험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 장관은 "국민이 부담을 많이 느끼지 않는 속도로 서서히 올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