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년 총선·대선 지금 한나라당으론 어림없다"

―한나라당의 문제점이 뭐라고 보나.

"헝그리 정신이 없어졌다. 나른한 봄날에 반쯤 졸면서 나사 빠져 누워 있는 공룡 같다.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여파로 무너졌을 때의 '천막정신'과 같은 처절함과 진지함이 사라졌다."

―이명박 정부의 문제점은.

"정치가 없었다는 점이 제일 문제다. 소통하고 대화하고 통합하는 게 정치다. 정치(政治)를 풀어보면 '바를 정(正)자에 물 수변(水)'이 있다. 옳은 것을 물 흐르듯 해야 하는데 행정이나 경영하듯 한 게 잘못이다. 민생이 어려운데 개헌 이야기 꺼내는 것 봐라. 말이 되나."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힘들 거라고 보나.

"이대로는 어림도 없다. 민심하고 한나라당은 물과 기름이다. 서민에게 고통주는 물가가 올라가면 당이 토론해서 정부에 요구도 해야 하는데 아예 포기한다. 그래놓고 뭐가 잘못되면 삿대질은 열심히 한다. 봉숭아학당은 말이라도 하는데 아예 논의도 안 한다. 용각산 지도부다. 그래서 나섰다."

―어떤 역할을 하려고 하나.

"당의 정신 재무장에 앞장서려고 한다. 안 그러면 좌파에게 정권이 다시 넘어간다. 한나라당이 역사에 죄를 짓지 않도록 하겠다. 특히 내년 총선 공천을 실세라는 사람이 음모적으로 할 경우 당이 깨질 수도 있다."

―당 대표나 국회의장을 노리고 출마하는 것은 아닌가.

"대표는 추대해도 안 한다. 국회의장도 마찬가지다. 박희태 의장이 있는데 내가 뭘…."

―그래도 자리가 있어야 앞장설 힘이 나오지 않나.

"제1야당 현역 대표를 꺾고 여의도에 입성하면 저절로 힘이 생긴다. 자리 없이도 소금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자리가 있으면 청와대 눈치 보느라 일을 못한다. 지난 3년간 청와대 덕 본 것도 없어 소신껏 할 수 있다."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설 생각은.

"전혀 없다."

―공천과정이 쉽지 않았다. 청와대부터 당 지도부까지 마뜩잖아했는데 왜 그랬다고 보나.

"다 지나간 일인데…. 안상수 대표와 (나를 반대했던) 홍준표 최고위원 등에게 전화를 다 해 풀었다. 쩨쩨하게 하면 안 된다. 난 언제나 당이 화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중앙당 차원의 지원은 거절했고, 개인적으로 도와달라고 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정운찬 차출론'의 배후인가.

"말하지 말자."

―대구에서 4선(전국구까지 총 5선)을 했는데 이제 와서 왜 분당인가.

"15년 동안 이곳에 살아왔는데 우연히 기회가 생겼다. 분당은 철새나 낙하산을 원하지 않는다. 분당을 업그레이드하고자 나선 거다. 그리고 한나라당을 새롭게 바꾸는 데 힘이 되고 싶다."

―이곳이 지역구였던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부인이 강 후보 사무실 개소식 때 와서 축사한 것을 놓고 내년에 다시 지역구를 돌려주기로 약속했다는 말이 있는데….

"억측이다. 15년간 살면서 임 실장을 도와준 것 때문에 부인이 와 덕담한 것뿐이다. 지역구를 주느니 마느니 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손학규 대표를 이길 자신 있나.

"당연하다. 손 대표는 지금 최고점에 있고, 나는 당내 논란으로 온갖 흠집 난 상태로 최저점에 있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번 선거는 1년짜리 의원 뽑는 거지 대통령 선거가 아니다. 누가 더 분당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느냐를 따져야 한다."

―손 대표를 어떻게 생각하나.

"너무 좋게 말하면 경쟁 안 한다고 하고, 나쁘게 이야기하면 치사한 인간이라고 할 것 같고. 그 정도 하자."

―손 대표는 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분당 같은 곳 도전 못 하면 정권교체 포기해야 한다"고 했는데….

"서너 곳 보궐선거하는 것과 정권교체가 무슨 관계가 있나. 일국의 정치지도자라면서 정당을 왔다갔다 하고, 지역구도 왔다갔다 하면서 연고 없이 방 하나 구해 나오는 손 대표를 오히려 심판해야 한다."

―한때 한나라당엔 '천당 위에 분당'이란 말이 나왔었다. 그런데 지난 지방선거 이후 한나라당 후보의 낙승을 자신하지 못하게 됐는데 왜 이렇게 변했나.

"지난 지방선거는 정권심판적 성격이 강했다. 그래도 한나라당이 이기긴 했다. 여당에 대한 견제심리가 생겨나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의 텃밭이란 프리미엄은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으로 상쇄됐다고 보고, 내 힘으로 싸워 이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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