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자, 버린 금니"

"버린 금니도 다시 보자."

인터넷상에서 폐(廢)금니만을 전문적으로 매입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3년 전까지 1~2곳에 지나지 않았지만, 현재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지는 업체만 해도 15∼16곳에 이른다. 금값이 계속 오르면서 폐금니를 모아 파는 것이 수지가 맞기 때문이다. 국내 금값은 작년 12월 초 1돈(3.75g)에 21만원을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20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4년 전에 비하면 2배 이상 뛴 가격이다.

폐금니 거래업체들은 우편 등으로 폐금니를 받아 감정을 거쳐 보통 1돈에 3만∼11만원에 매입한다. 이렇게 사들인 금니를 가공을 거쳐 주로 금을 수출하는 회사에 판다. 폐금니 매입사이트를 운영하는 권수정(43)씨는 "요즘 폐금니 매매 마진율은 보통 30∼50％ 정도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폐금니를 노린 절도도 늘어났다. 지난달 5일 치기공사 김모(35)씨는 자신이 일하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치기공소에서 3600만원 상당의 폐금니를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훔친 폐금니를 평소 알고 지내던 폐금수집업자 이모(34)씨 등 2명에게 2000만원을 받고 팔았다. 제주도에서도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서귀포 일대의 치과를 돌아다니며 금니 등 1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형제가 구속됐다.

금니뿐 아니라 '커플링'도 귀한 물건이 됐다. 대학원생 최정윤(26)씨는 남자친구와 최근 커플링을 맞추려고 서울 종로구에 있는 금은방을 찾았다가 그냥 발길을 돌려야 했다. 14K 커플링 한 쌍의 가격이 40만원대였기 때문이다. 종로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안명찬씨는 "요즘 커플링을 찾는 커플들은 40만∼50만원대의 14K 반지 대신 10만∼20만원대 은반지를 하거나 그냥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