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한 수 차이'

〈제10보〉(106~120)=9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간 세계바둑의 주역은 단연 이창호였다. 그가 침체에 빠진 요즘 이창호의 대를 잇는 완벽한 세계 1인자는 보이지 않는다. 한동안 이세돌과 구리(古力), 쿵제(孔杰) 등이 자기시대를 여는 듯했으나 주춤하고 있다. 현 세계타이틀 판도는 쿵제가 2개, 이세돌 구리 최철한 창하오(常昊)가 각 1개. 이 춘추전국 시대에 '챔피언 클럽'에 막 가입한 퍄오가 차지할 몫은 얼마나 될까.

좌하 일대에서 막바지 몸싸움이 펼쳐진다. 106, 108은 절대 수순. 여기서 흑은 참고1도 1로 잇고 백2를 기다려 수상전을 꾀하는 것이 최강 수법이지만, 절묘하게도 16까지 흑의 한 수 부족이다. 그렇다면 109로 참고2도 1로 나가 중앙 쪽 백과 수싸움을 해 보는 건 어떨까. 하지만 그것 역시 14까지 백이 한 수 빠르다(13…2). 14가 유일하게 수를 늘이는 묘수.

112도 용의주도했다. 이 수로 '가'에 파호해 오면 흑 '나', 백 '다' 때 112에 두어 패(覇)로 버티려던 흑의 마지막 희망도 사라졌다. 115, 117에 아랑곳하지 않고 백은 120으로 조여온다. 여기서 '라'로 끼우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