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성춘향' 다시보니 신상옥 더 그리워"

12일 오후 서울 낙원동 허리우드클래식 극장에 원로 영화인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1960년대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고(故) 신상옥 감독의 5주기와 그의 히트작 '성춘향'(1961) 개봉 50주년을 기념하는 상영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신상옥감독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신 감독의 아내인 원로배우 최은희(85)씨를 비롯한 영화 관계자와 관객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수용, 이두용, 정진우, 심우섭, 최하원 등 원로 감독과 신영균, 전계현, 고은정, 천선녀, 최지희 등 당대의 배우들이 참석했다. 김태용, 강대규, 변영주, 권칠인 등 젊은 감독과 신 감독과 친분이 있던 김동길 전 연세대 교수,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도 참석했다.

신 감독은 1952년 '악야'로 데뷔해 '무영탑'(1957), '동심초'(1959) 등의 문학 작품을 영화화했다. 또 '로맨스 빠빠'(1960), '빨간 마후라'(1964) 등으로 대중영화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1978년 홍콩에서 납북된 뒤 1986년 북한을 탈출하는 등 극적인 일생을 살다가 2006년 80세로 타계했다.

최은희씨는 50년 만에 영화를 다시 보며 "세월이 이렇게 빠르게 흐르다니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면서 "그분(신상옥 감독)이 떠나신 지 5년이 흘렀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다.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더 보고 싶다"고 했다. 신상옥·최은희 부부의 아들인 신정구 감독은 "'성춘향'은 아버님이 애착이 컸던 작품의 하나"라며 "납북돼 북에 계실 때도 '사랑사랑 내 사랑'이라는 뮤지컬 영화로 리메이크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