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 전설' 래리 킹, 베이글 가게 차려

미국 뉴스전문 채널 CNN의 간판 인터뷰 프로그램 '래리 킹 라이브(Larry King Live)'에서 지난해 말 하차한 래리 킹(77)이 최근 LA 베벌리힐스의 상류층 상권 지역에 베이글 빵 가게를 차렸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13일 보도했다. 래리 킹은 1985년부터 25년간 래리 킹 라이브를 진행한 미국 토크쇼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킹은 퇴직을 앞두고 뉴욕에 본점을 둔 베이글 체인점 '오리지널 브루클린 워터 베이글'의 주주가 된 데 이어 지난달 말 베벌리힐스점의 문을 열었다. 킹은 이 분점의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다.

킹은 베이글 가게 주인으로의 변신이 "오래도록 간직했던 꿈"이라고 말했다. "아름답고 훤칠한 아내와 베이글 가게를 갖게 된다면 내 인생은 완벽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CNN에 있을 때는 그 꿈을 이룰 수 없었지만 이제는 이루지 못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킹은 "브루클린 이름을 사용한 베이글 가게가 내 가난하고 불행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고 말했다. 킹이 9세였을 때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온 가족이 가난과 싸워야 했기 때문이다.

킹은 "그때는 친구들이 가진 돈을 내가 갖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열등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고교를 졸업한 뒤 생계를 위해 취업전선에 뛰어든 그는 1957년 브루클린을 떠나 마이애미의 작은 라디오 방송국에 허드렛일꾼으로 취직했다. 킹은 같은 해 퇴직한 아나운서 대신 음악프로 DJ와 뉴스를 진행하는 기회를 잡으며 성공의 길을 걷게 된다.

킹은 '왕년의 토크쇼 황제'가 차린 가게를 지역 주민이 즐겨 찾는 명소로 꾸밀 생각이다. 킹은 가게 한쪽 구석에 장식용 방송 마이크를 갖춘 부스를 마련하고 매일 아침 이 부스에 앉아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볼거리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