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再選 위협할 도전자들 [3] 도널드 트럼프 좌충우돌 독설 내뿜는 부동산 재벌

CNN이 12일(현지시각) 발표한 공화당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최근 온갖 방송에 얼굴을 내밀며 '좌충우돌식 독설'을 뿜어내고 있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Trump·65)가 19%의 지지율을 기록해 마이크 허커비와 공동 1위에 오른 것이다. 예상 밖 결과에 CNN측도 당황했다. CNN은 "'트럼프가 절대 후보가 되면 안 된다'는 답변도 43%에 달해 그의 앞길은 순탄치 않을 것" "선거 1년 반 전에 1등 한 후보가 최종 승자가 된 적이 별로 없다" 등의 '부연설명'을 통해 자사 조사의 의미를 애써 축소했다.

이처럼 트럼프는 현재 공화당 대선 레이스에 나선 주자들 중 가장 '문제적 인물'이다. 높은 인지도, 앞뒤 안 가리는 직설 화법, '반(反)오바마 정서' 등이 맞물려 선거 전문가들도 설명하지 못하는 '현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 오바마 재선을 위협할 도전자, 또 누가 있을까?

◆'오바마 출생논란' 중심에

트럼프에 대해선 '진짜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는지'부터가 논란거리다. 일부 언론들은 그가 진행하고 있는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의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으로 대선을 이용하고 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실제로 대선 출마를 시사한 올 초부터 트럼프는 방송프로의 단골 게스트로 불려나갔고 어프렌티스의 시청률도 상승했다. 공교롭게 그가 예전에 대선 출마를 언급했던 1987년과 1999년은 모두 그의 저서가 출간된 시점과 겹친다.

트럼프는 최근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미국 출생 여부를 문제 삼는 일명 '버서(birther)' 논란 중심에 섰다. 그는 "오바마가 출생관련 사실을 비밀에 부치기 위해 200만달러를 썼다"고 했고, 지난달에는 자신의 출생증명서를 인터넷에 올린 뒤 "오바마는 왜 이처럼 간단한 출생증명서를 공개하지 않느냐"고 공격했다. 하지만 그가 올린 서류는 공신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 후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 게일 콜린스가 '트럼프가 갈수록 이상해지고 있다'는 칼럼을 쓰자, 트럼프는 바로 "베스트셀러 작가인 내가 볼 때 콜린스의 문장력과 어휘력은 매우 저급하다. 그가 그렇게 재능이 없으면서 오래 버티고 있는 것은 존경스럽다"는 반박글을 NYT에 실었다.

◆재산 30억달러 경제·사교계 거물

1946년 뉴욕에서 태어난 트럼프는 와튼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아버지의 회사에서 부동산 개발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1970년대 뉴욕의 낡은 호텔을 사들여 단돈 1달러에 뉴욕시에 넘긴 뒤 세금을 면제받으며 99년간 장기임차권을 받아 재개발하는 신종 아이디어로 대박을 쳤다.

1980년대 부동산 시장이 붕괴되면서 파산에 이르기도 했으나 재기에 성공했다. 호텔·카지노·리조트·골프장 체인을 거느린 그의 재산은 30억달러에 달한다.

트럼프는 재계뿐 아니라 사교계의 유명인사로 연예 가십난의 단골로 등장하기도 했다. 그는 두 번의 이혼 끝에 현재는 24살 연하의 모델 출신 멜라니아와 살고 있다. 한때 프랑스 의 대통령 부인 카를라 부르니와도 염문을 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