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아마추어 祝祭

〈제1보〉(1~17)=또다시 새로운 레이스가 시작됐다. 1년 단위로 펼쳐지는 LG배는 크게 다섯 단락으로 이뤄진다. 1단계는 아마추어 예선이고, 1단계 관문 통과자들과 국내외 프로들이 섞여 본선 진출자를 가리는 통합예선이 2단계다. 본선 진입 후엔 32강전과 16강전, 8강전과 준결승을 각각 한 묶음으로 치르는데 이것이 3·4단계다. 우승자를 가리는 결승 3번기가 마지막 5단계.

청운의 큰 뜻을 품은 아마추어 청년들의 활기 넘친 열전보로 16번째 LG배를 열어젖힌다. 프로대회 진출권이 걸려 있는 만큼 아마추어들에겐 최고의 축제이기도 하다. 10까지 서로 부지런히 상대방의 귀에 걸쳐가는 품이 어째 난타전을 예고하는 것 같다. 11은 어정쩡해 보이지만 주변 상황을 감안한 벌림 겸 협공. 14까지 진행된 뒤 흑 '가'까지가 정석으로 돼 있다.

흑은 정석을 완성하는 대신 15를 차지했다. 누가 봐도 지금의 배석(配石)에서 빼앗기기 싫은 요처(要處)다. 백6 한 점을 협공하면서 최전방에 노출된 11을 알맞은 거리에서 지원하고 있다. 16으로 급격하게 역 협공해 왔을 때 흑은 참고도 1 이하 7까지 처리하는 것도 훌륭한 한 판. 17로 강력히 붙여 차갑던 반상(盤上)이 서서히 달궈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