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恐怖의 아마추어

〈제2보〉(17~31)=결승까지 올랐을 정도면 그야말로 '무늬'만 아마추어일 뿐 프로에 손색없는 강자들이다. 프로 세계의 좁은 문으로 인한 '병목현상'이 숱한 인재들을 아직도 아마추어로 잡아놓고 있다. 프로들이 아마추어 강자들에게 패하는 것은 어느덧 대단한 뉴스가 아닌 시대가 됐다. 심지어 이창호마저 지난해 연구생에게 '한 칼' 맞았을 정도. 이번 대회엔 한국기원 연구생 중 34명, 아마추어 최상위 랭커 30명 등 양쪽 정예 멤버 64명이 초청됐다.

17로 붙이면 23까지는 정석. 흑은 귀를 내준 대가로 외곽에 두꺼운 벽을 쌓았다. 백도 24로 벌려 발 빠르게 대응한다. 흑이 만약 24를 못마땅하게 느꼈다면 23 시점에서 참고도처럼 변신하는 수단도 있었다. 5까지 우변은 흑의 영향권에 들어가지만 대신 6 이하 10까지 상변은 내줘야 한다. 13까지 일단락인데 이것도 물론 한 판이다.

25에 26 협공은 당연한 수. 28로는 '가'에 두고 흑 '나' 때 백 '다'로 바깥을 틀어막는 변화가 유력했다. 따라서 흑도 27로는 29로 먼저 가야 했다는 지적. 30까지 그럭저럭 균형을 맞췄다고 생각되는 순간 31이 떨어졌다. 얼핏 멋진 급소로 보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