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이화동산에서 선생을 추억합니다"

"나라 사랑, 이화 사랑으로 일생을 보낸 이화여대 김옥길 총장을 그리워하는 친구들이 마지막 10년을 즐겁게 지낸 이곳에 동상을 세우고 그를 기린다."

김옥길(金玉吉·1921~1990) 전 이화여대 총장의 동상 제막식이 탄생 90주년을 하루 앞둔 16일 충북 괴산군 연풍면 고사리마을 이화여대 수련원 금란서원에서 열렸다. 흉상은 조령삼관문과 인접한 백두대간 신선봉 자락의 김 전 총장이 살던 집 마당에 세워졌다. 동상 제작에는 이화여대 동문 등 200여명이 십시일반 기금을 보탰다. 고사리마을은 김 전 총장이 은퇴한 뒤 10년가량의 말년을 보낸 곳이다.

기독교 예배 형식으로 열린 제막식에는 이화학당 동문과 제자, 친지, 각계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동생인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방우영 연세대 이사장, 정창영 삼성언론재단 이사장, 김지하 시인,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 차인태 아나운서, 임각수 괴산군수 등이 참석했다. 이화여대에선 정의숙·윤후정·장상 전 총장, 장명수 이화학당 이사장, 김선욱 총장 등이 참석해 18년 동안 총장으로 재직하며 모교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선생의 공적을 기렸다.

동상 제작을 추진해온 김동길 교수는 "선생을 그리워하는 많은 분이 서로 사랑한 추억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 찾아왔다"며 "집터가 그렇고 선생의 평소 뜻이 그렇듯이 이곳은 영원한 이화동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옥길 전 총장은 평안남도 맹산에서 태어나 이화여전을 졸업하고 미국 웨슬리언대와 템플대학원을 마쳤으며, 1961~1979년 이화여대 총장을 역임하고 10·26사태 직후인 1979년 12월부터 1980년 5월까지 문교부 장관(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다.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추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