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호수·과수(好手·過手)

〈제4보〉(44~56)=정찬호의 올해 아마추어 랭킹은 18위. 그러나 '하위 랭커'라고 얕잡아 봤다간 큰코다친다. 2009년 제14회 LG배 아마 예선 때는 4명을 추려내는 걸로 그치지 않고 우승자까지 가렸는데 그때 준우승했던 강자다. 2009년 제1회 비씨카드배 때는 당당히 본선에 진입, 삼성화재배 우승자 출신인 뤄시허(羅洗河)를 첫 판서 만나 잘 싸운 끝에 석패했다. 아마 강호들 중 가장 꾸준한 기사 가운데 한 명.

44, 46은 적을 강화시켜 줘 내키지 않지만 우변 백이 살기 위해선 할 수 없다. 47 호수(好手). 참고 1도 1로 단점을 잇는 것은 백2가 짭짤한 데다 훗날 A의 급소까지 남아 불만이다. 48과 49는 모두 실수. 49로 50에 젖혀갔으면 백이 난처했다. 아무튼 52까지 우변 백은 제법 크게 살았고, 흑은 두터운 외세를 장만했다.

선수(先手)를 잡은 흑이 55에 쌍점을 서서 수를 내러 간다. 56은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해 과수(過手)였다. 55를 당해 좌변 백이 약해진 만큼 그쪽을 강화하는 전략이 바람직했다는 것. 참고 2도가 하나의 대안이다. 56 시점에서 흑 또한 상변보다는 좌변이 더 중요한 전장이란 인식이 필요하다. 어떤 행마가 등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