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사회에도 이외수·정용진(SNS에서 수십만 명의 친구를 가진 사람)이 있다
입력 : 2011.04.19 04:10
페이스북·트위터 닮은 '개미 네트워크'
더듬이 접촉 특별히 많이 하는 정보의 중심 '허브 개미' 존재
수송 시스템·최단 경로 찾기… '개미 모델' 응용해 문제 해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맥관리서비스)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는 친한 사람 몇몇만 만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외수 작가나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처럼 한 마디 한 마디에 수만~수십만명이 반응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인간 사회에서 정보의 중심인 '허브(hub)'들이라고 할 수 있다.
개미 세계에도 허브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개미들의 네트워크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닮은 것이다. 과학자들은 개미를 통해 인터넷 네트워크의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를 해왔다. 개미 사회의 허브는 이 연구에 큰 기여를 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단백질의 허브를 활용한 질병연구도 진행 중이다. 자연의 허브가 인간 사회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이다.
개미 세계에도 허브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개미들의 네트워크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닮은 것이다. 과학자들은 개미를 통해 인터넷 네트워크의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를 해왔다. 개미 사회의 허브는 이 연구에 큰 기여를 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단백질의 허브를 활용한 질병연구도 진행 중이다. 자연의 허브가 인간 사회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이다.
◆개미 사회의 이외수·정용진
개미 한 마리는 지능이 거의 없지만 수천~수만 마리가 모이면 세상 어느 생물보다도 효율적인 사회를 이룬다. 각각의 개미가 모은 정보가 군집 전체로 퍼져 일종의 '집단 지능'을 이루기 때문이다. 1억4000만년에 걸쳐 진화한 1만4000종의 개미들이 열대우림에서 도심의 보도블록까지 온갖 생태계에서 번성하게 된 것도 바로 이런 집단 지능 덕분이다.
개미의 정보는 '페로몬'이라는 화학물질이다. 개미는 먹잇감을 발견하거나 천적을 만나면 그에 맞는 페로몬을 분비한다. 개미가 더듬이를 맞대고 비비는 것은 바로 페로몬을 감지하는 행동이다. 미 스탠퍼드대 노아 핀터-월먼(Pinter-Wollman) 교수는 개미가 더듬이를 접촉하는 것을 분석하면 개미 군집의 정보 전달 과정을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개미 군집을 키우면서 각각의 개미가 더듬이를 접촉하는 횟수를 분석했다. 지난 12일 '영국 왕립학회 인터페이스 저널'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한 군집에서 총 4628번의 더듬이 접촉이 일어났는데, 대부분의 개미는 40번 정도 더듬이를 맞댔다.
그런데 10%의 개미는 100번 이상 더듬이 접촉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터-월먼 교수는 "개미 사회에서 더듬이 접촉을 특별히 자주 하는 개미들은 페이스북에서 수천 명의 친구를 가진 소수처럼 정보의 허브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 네트워크 효율성 높이는 데 활용
개미의 허브는 인간 사회의 네트워크 문제 해결에 이용될 수 있다.
개미는 언뜻 보기에 무질서하게 다니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동료가 분비한 페로몬을 감지해 먹잇감에 이르는 가장 짧은 길을 찾는다. 벨기에 자유대의 마르코 도리고(Dorigo) 교수는 2001년 컴퓨터에 인공 개미를 만들어 영업사원들이 여러 군데의 방문지를 모두 경유하는 최단 경로를 찾는 등의 문제를 풀게 했다. 인공 개미는 실제 개미처럼 동료가 제공하는 간단한 정보에 바탕을 둬 길을 찾았다.
실험 결과, 인공 개미가 푼 23개의 과제 중 13개가 최적의 해결책으로 나타났다. 6개는 그전과 같은 수준이었다. 사람이 수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어렵게 풀던 것을 간단한 정보만 가진 개미가 단숨에 해결한 것이다.
이후 많은 기업이 개미 모델을 네트워크 문제 해결에 이용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개미 모델을 화물 수송망에 응용하고 있다. 가스판매사인 아메리칸에어리퀴드도 개미 모델을 가스 사용 고객과 수송 업무 시스템에 접목해 연간 2000만달러를 절약하기도 했다. 개미 군집의 허브가 밝혀진 만큼, 개미 모델을 응용하는 연구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질병 연구에는 단백질 허브 응용
의학연구에도 자연계의 허브가 이용된다. 2001년 KAIST 정하웅 교수(물리학과)는 '네이처'지에 "효모균 내부의 단백질 2000여종의 결합관계를 나타낸 네트워크를 만들고, 여기에도 허브 단백질이 존재함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어떤 허브 단백질은 한 장소에서 한꺼번에 10가지 다른 단백질과 작용하기도 하고, 다른 허브 단백질은 곳곳에 있으면서 필요할 때마다 다른 단백질과 결합하기도 한다"면서 "지금은 허브 단백질을 통해 질병치료제의 작용 대상을 찾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는 컴퓨터에 병원균의 단백질 네트워크를 구축한 일종의 가상 세포를 만들고, 여기에 치료후보 물질이 효율적으로 반응하는지를 알아보는 식으로 진행된다. 정 교수는 KAIST 이상엽 교수(생명화학공학과)와 함께 대장균과 패혈증 원인균의 가상 세포를 연구 중이다.
개미 한 마리는 지능이 거의 없지만 수천~수만 마리가 모이면 세상 어느 생물보다도 효율적인 사회를 이룬다. 각각의 개미가 모은 정보가 군집 전체로 퍼져 일종의 '집단 지능'을 이루기 때문이다. 1억4000만년에 걸쳐 진화한 1만4000종의 개미들이 열대우림에서 도심의 보도블록까지 온갖 생태계에서 번성하게 된 것도 바로 이런 집단 지능 덕분이다.
개미의 정보는 '페로몬'이라는 화학물질이다. 개미는 먹잇감을 발견하거나 천적을 만나면 그에 맞는 페로몬을 분비한다. 개미가 더듬이를 맞대고 비비는 것은 바로 페로몬을 감지하는 행동이다. 미 스탠퍼드대 노아 핀터-월먼(Pinter-Wollman) 교수는 개미가 더듬이를 접촉하는 것을 분석하면 개미 군집의 정보 전달 과정을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개미 군집을 키우면서 각각의 개미가 더듬이를 접촉하는 횟수를 분석했다. 지난 12일 '영국 왕립학회 인터페이스 저널'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한 군집에서 총 4628번의 더듬이 접촉이 일어났는데, 대부분의 개미는 40번 정도 더듬이를 맞댔다.
그런데 10%의 개미는 100번 이상 더듬이 접촉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터-월먼 교수는 "개미 사회에서 더듬이 접촉을 특별히 자주 하는 개미들은 페이스북에서 수천 명의 친구를 가진 소수처럼 정보의 허브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 네트워크 효율성 높이는 데 활용
개미의 허브는 인간 사회의 네트워크 문제 해결에 이용될 수 있다.
개미는 언뜻 보기에 무질서하게 다니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동료가 분비한 페로몬을 감지해 먹잇감에 이르는 가장 짧은 길을 찾는다. 벨기에 자유대의 마르코 도리고(Dorigo) 교수는 2001년 컴퓨터에 인공 개미를 만들어 영업사원들이 여러 군데의 방문지를 모두 경유하는 최단 경로를 찾는 등의 문제를 풀게 했다. 인공 개미는 실제 개미처럼 동료가 제공하는 간단한 정보에 바탕을 둬 길을 찾았다.
실험 결과, 인공 개미가 푼 23개의 과제 중 13개가 최적의 해결책으로 나타났다. 6개는 그전과 같은 수준이었다. 사람이 수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어렵게 풀던 것을 간단한 정보만 가진 개미가 단숨에 해결한 것이다.
이후 많은 기업이 개미 모델을 네트워크 문제 해결에 이용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개미 모델을 화물 수송망에 응용하고 있다. 가스판매사인 아메리칸에어리퀴드도 개미 모델을 가스 사용 고객과 수송 업무 시스템에 접목해 연간 2000만달러를 절약하기도 했다. 개미 군집의 허브가 밝혀진 만큼, 개미 모델을 응용하는 연구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질병 연구에는 단백질 허브 응용
의학연구에도 자연계의 허브가 이용된다. 2001년 KAIST 정하웅 교수(물리학과)는 '네이처'지에 "효모균 내부의 단백질 2000여종의 결합관계를 나타낸 네트워크를 만들고, 여기에도 허브 단백질이 존재함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어떤 허브 단백질은 한 장소에서 한꺼번에 10가지 다른 단백질과 작용하기도 하고, 다른 허브 단백질은 곳곳에 있으면서 필요할 때마다 다른 단백질과 결합하기도 한다"면서 "지금은 허브 단백질을 통해 질병치료제의 작용 대상을 찾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는 컴퓨터에 병원균의 단백질 네트워크를 구축한 일종의 가상 세포를 만들고, 여기에 치료후보 물질이 효율적으로 반응하는지를 알아보는 식으로 진행된다. 정 교수는 KAIST 이상엽 교수(생명화학공학과)와 함께 대장균과 패혈증 원인균의 가상 세포를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