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무조건 회피… 국내펀드 무모한 올인
입력 : 2011.04.19 04:17
국내외 펀드, 위험한 양극화
유럽·중동위기, 낮은 수익률… 해외펀드 70일째 '환매 쓰나미'… 원자재·美 펀드만 살아남아
"토종펀드도 잠재적 변수 많아, 위험분산 위해 해외펀드 필요"
"이제 해외 펀드는 지긋지긋해요. 몽땅 환매해 주세요."(30대 회사원 K씨)
증권가에 ‘해외 펀드 충동 환매’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해외 펀드가 연초 이후 연속 70일째 돈이 빠져나가자 ‘더 이상 버티면 손해’라며 탈출 버튼을 누르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국내 펀드 대비 해외 펀드 수익률이 부진하다는 것이 환매를 부추기는 1차 원인이지만 여기에 묻지마식 환매가 가세하면서 환매 쓰나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펀드 수익률이 원금 수준까지 회복되면 환매가 줄어들기는커녕 더 가속화할 것이라는 ‘해외 펀드 위기론’도 확산되고 있다.
◆'밑 빠진 독' 해외 펀드 철수
요즘 해외 펀드는 '최장 순유출(유출이 유입보다 많은 것)' 기록을 매일 갈아 치우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연초부터 지난 14일까지 해외 펀드에서 70일(거래일 기준) 연속 돈이 빠져나갔다. 이전에는 2009년 9~11월의 52일 연속 순유출이 최장 기록이었다.
해외 펀드자금 유출사태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올 들어 유럽 재정위기, 중동 불안, 일본 대지진 등 해외 악재가 끊이질 않자 환매 흐름이 더욱 거세졌다. 이정아 한국증권 광명지점장은 "예전엔 고객들이 전망 좋은 해외 펀드는 한두 개쯤 남기고 환매했는데 지금은 모조리 환매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펀드 환매가 수익률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끝까지 남아 장기 투자를 하는 것이 오히려 투자자에겐 독(毒)이 될 수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팀장은 "돈을 찾겠다는 고객이 늘어나면 수익률 관리보다 보유 주식 처분이 시급해진다"며 "보유 주식을 팔게 되면 파는 과정에서 또 주가가 떨어져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즉 '펀드 환매→수익률 저조→투자자 실망→추가 환매'의 구조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증권가에 ‘해외 펀드 충동 환매’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해외 펀드가 연초 이후 연속 70일째 돈이 빠져나가자 ‘더 이상 버티면 손해’라며 탈출 버튼을 누르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국내 펀드 대비 해외 펀드 수익률이 부진하다는 것이 환매를 부추기는 1차 원인이지만 여기에 묻지마식 환매가 가세하면서 환매 쓰나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펀드 수익률이 원금 수준까지 회복되면 환매가 줄어들기는커녕 더 가속화할 것이라는 ‘해외 펀드 위기론’도 확산되고 있다.
◆'밑 빠진 독' 해외 펀드 철수
요즘 해외 펀드는 '최장 순유출(유출이 유입보다 많은 것)' 기록을 매일 갈아 치우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연초부터 지난 14일까지 해외 펀드에서 70일(거래일 기준) 연속 돈이 빠져나갔다. 이전에는 2009년 9~11월의 52일 연속 순유출이 최장 기록이었다.
해외 펀드자금 유출사태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올 들어 유럽 재정위기, 중동 불안, 일본 대지진 등 해외 악재가 끊이질 않자 환매 흐름이 더욱 거세졌다. 이정아 한국증권 광명지점장은 "예전엔 고객들이 전망 좋은 해외 펀드는 한두 개쯤 남기고 환매했는데 지금은 모조리 환매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펀드 환매가 수익률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끝까지 남아 장기 투자를 하는 것이 오히려 투자자에겐 독(毒)이 될 수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팀장은 "돈을 찾겠다는 고객이 늘어나면 수익률 관리보다 보유 주식 처분이 시급해진다"며 "보유 주식을 팔게 되면 파는 과정에서 또 주가가 떨어져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즉 '펀드 환매→수익률 저조→투자자 실망→추가 환매'의 구조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토종 펀드가 더 좋아요!"
요즘 펀드 투자자들은 해외 펀드보다 운용 성과도 뛰어나고 투자 정보를 입수하기도 편한 국내 펀드를 훨씬 선호한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은 31.31%인 데 반해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0.81%에 머무르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펀드에서 빠져나온 돈들이 대부분 국내 주식시장으로 발길을 돌린다. 김지은 슈로더운용 이사는 "해외 펀드 유출자금이 다시 해외 펀드로 가는 경우는 드물고, 수익률 좋은 국내 펀드나 자문형랩 같은 상품에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토종 펀드 편식도 우려한다. 김도현 삼성증권 프리미엄상담1센터장은 "돈을 전액 국내 주식에만 투자하는 것도 해외 펀드에 몽땅 투자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하다"며 "해외 펀드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가입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분단 국가이면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데다 ▲내수시장이 빈약해 수출에 의존하는 등 우리나라가 가진 잠재적 위험 요소들을 국내 펀드만으로는 피해 나가기 힘들다는 논리다. 임명재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도 "우리나라의 시가 총액이 전 세계 주식시장의 2%도 되지 않아 자산 관리 차원에서 해외 분산 투자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원자재·선진국엔 자금 유입
주로 중국 등 신흥시장에 투자했던 해외 펀드의 이탈이 두드러진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브릭스(BRICs)지역에 투자하는 펀드에선 연초 이후 1조원 넘는 돈이 빠져나갔다. 중국 펀드에서도 9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순유출됐다. 반면 일부 해외 펀드는 경기 회복 기대에 힘입어 자금을 끌어모았다. 연초 이후 순유입이 많은 3대 해외 펀드는 블랙록월드광업주펀드, JP모간천연자원펀드, 블랙록월드에너지펀드였다. 원자재 관련 펀드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도 순유입 기준 상위 10위 안에 3개나 포함됐다. 각각 연초 이후 400억원 안팎의 돈이 들어왔다. 이정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있는 신흥시장보다는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선진국의 증시 전망을 더 밝게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 해외 펀드는 환율에 민감한데 최근엔 원화 강세(환율 하락)가 진행되는 추세여서 환노출형(환율 변동이 수익률에 적용) 펀드보다는 환헤지형(환율 변동 리스크를 방어) 펀드가 수익률 방어에 유리할 수 있다.
요즘 펀드 투자자들은 해외 펀드보다 운용 성과도 뛰어나고 투자 정보를 입수하기도 편한 국내 펀드를 훨씬 선호한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은 31.31%인 데 반해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0.81%에 머무르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펀드에서 빠져나온 돈들이 대부분 국내 주식시장으로 발길을 돌린다. 김지은 슈로더운용 이사는 "해외 펀드 유출자금이 다시 해외 펀드로 가는 경우는 드물고, 수익률 좋은 국내 펀드나 자문형랩 같은 상품에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토종 펀드 편식도 우려한다. 김도현 삼성증권 프리미엄상담1센터장은 "돈을 전액 국내 주식에만 투자하는 것도 해외 펀드에 몽땅 투자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하다"며 "해외 펀드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가입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분단 국가이면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데다 ▲내수시장이 빈약해 수출에 의존하는 등 우리나라가 가진 잠재적 위험 요소들을 국내 펀드만으로는 피해 나가기 힘들다는 논리다. 임명재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도 "우리나라의 시가 총액이 전 세계 주식시장의 2%도 되지 않아 자산 관리 차원에서 해외 분산 투자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원자재·선진국엔 자금 유입
주로 중국 등 신흥시장에 투자했던 해외 펀드의 이탈이 두드러진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브릭스(BRICs)지역에 투자하는 펀드에선 연초 이후 1조원 넘는 돈이 빠져나갔다. 중국 펀드에서도 9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순유출됐다. 반면 일부 해외 펀드는 경기 회복 기대에 힘입어 자금을 끌어모았다. 연초 이후 순유입이 많은 3대 해외 펀드는 블랙록월드광업주펀드, JP모간천연자원펀드, 블랙록월드에너지펀드였다. 원자재 관련 펀드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도 순유입 기준 상위 10위 안에 3개나 포함됐다. 각각 연초 이후 400억원 안팎의 돈이 들어왔다. 이정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있는 신흥시장보다는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선진국의 증시 전망을 더 밝게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 해외 펀드는 환율에 민감한데 최근엔 원화 강세(환율 하락)가 진행되는 추세여서 환노출형(환율 변동이 수익률에 적용) 펀드보다는 환헤지형(환율 변동 리스크를 방어) 펀드가 수익률 방어에 유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