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소탐대실(小貪大失)

〈제5보〉(57~67)=아마랭킹 1위 이호승은 이번 선발전서 김민호(연구생 2조)와 김명훈(연구생 3조)을, 정찬호는 조남균(연구생 1조)에 이어 조민수까지 꺾고 D조 결승서 마주 앉았다. 조민수(50)에게 1회전서 패했던 최홍윤(연구생 1조)은 선발전이 끝난 직후 프로에 입단했다. 조민수는 아마랭킹 24위에 불과하지만 '전국 시니어 최고수'로 불리는 강펀치의 소유자다. 아마 바둑계 또한 무시무시한 군웅할거의 격전장인 셈.

백이 △로 붙여왔을 때 57 젖힘은 당연한 수. 백은 당초 예정했던 대로 58 이하 64까지 상변을 뚫었다. 그러나 상변에서 작은 소득을 얻는 동안 중앙이 시커메져선 누가 봐도 백의 작전 실패다. 그런데 여기서 흑에서도 65란 이해 못할 완착이 등장한다. 참고1도 1, 3으로 즉각 좌변 백군을 엄습했더라면 여기서 바둑이 끝날 수도 있었다.

상대가 한 호흡 늦춰주는 바람에 66으로 손을 돌렸다. 백으로선 천만다행. 하지만 온 천지 흑세 속에서 66은 과격했다. 참고2도의 온건하면서도 확실한 타개 수단을 놓치고 67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선 또 한바탕 거친 몸싸움이 불가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