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양국을 대표하는 세계 바둑의 두 간판스타 이세돌과 구리(古力)가 또 다시 격돌한다. 이번엔 우승상금 3억원이 걸린 제3회 비씨카드배 결승이다.
20일 한국기원서 벌어진 준결승서 구리 九단은 한국의 허영호 八단과 난전 끝에 백으로 불계승, 결승전에 합류했다. 이세돌 九단은 전날 한국의 ‘미래 1인자’ 박정환 九단을 백 3집 반 차로 눌러 먼저 결승고지를 밟은 바 있다. 결승전은 23일부터 5번기로 벌어진다.
이세돌과 구리는 28세 동갑내기. 지금까지 비공식전을 포함해 총 21번을 만나 구리가 11승 10패의 근소차로 우세를 잡고 있다. 지난 해 세 차례 격돌해 구리가 2승1패를 마크하면서 균형을 깼다. 결승전 만남은 2009년 초 벌어진 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이후 두번째. 당시 구리가 2대0으로 이겨 우승했고, 그 후유증이 이세돌의 6개월 간 휴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대회 우승기록은 13회의 이세돌이 7회의 구리를 앞서 있다. 구리는 2009년 제1회 대회, 이세돌은 2회 대회를 제패한 역대 비씨카드배 우승자. 이번 대결 결과에 따라 이 대회 2차례 우승자가 탄생하게 됐다.
구리는 이날 준결승에서 막판까지 패색이 짙었으나 바꿔치기 과정에서 허영호의 판단 착오를 틈타 194수 만에 극적으로 역전승했다. 허영호는 이 패배로 지난 해 삼성화재배 결승전 패배 설욕에 실패하면서 양자 간 통산전적서도 3승 4패로 한 발 밀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