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맞보기

〈제6보〉(67~78)=내년부터는 매년 초 7명의 프로를 한꺼번에 뽑기로 하는 등 입단대회 방식이 대폭 개혁된다. 이호승이나 정찬호처럼 18세를 넘겨 연구생서 '퇴출'된 강자들에게도 문호가 크게 확대되는 셈. 동시에 만 15세 미만 영재들만을 대상으로 2명을 선발키로 해 꿈나무들의 조기 등용도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연간 총입단자 수가 10명에서 12명으로 확대된다는 소식이 이들을 고무시키고 있다. 연구생 자체 입단대회는 폐지된다.

백△에 흑이 67로 즉각 갈라가는 수가 성립해선 △가 과수임이 분명해졌다. 할 수 없이 72로 퇴각했지만 73의 단수를 맞아선 백군(白軍)이 확실하게 양분(兩分)돼버린 것. 물론 73으로는 참고도 1로 늘어 싸울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18까지 서로 찢고 찢기는 대난전의 양상. 흑은 이런 불확실한 길 대신 실전 진행으로도 형세가 괜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백의 난국(難局)인가 했는데 정찬호가 고심 끝에 타개책을 찾아낸다. 일단 76으로 몰고 78에 마늘모로 붙여간 것. 중앙 흑 요석 두 점을 잡는 수와 '가'로 좌변 흑을 차단하는 수를 동시에 노린다. 흔히 말하는 맞보기이자 양노림이다. 이곳 전투는 또 어떻게 처리될 것인가.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끝 없는 난전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