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0원에 일본 간다

일본 동북부 대지진 이후 일본 여행객이 급감하자 국내 여행사들이 자구책(自救策)으로 잇따라 파격적인 할인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대지진 이전 가격에서 절반을 깎아주거나 아예 10만원 전후의 초저가 상품을 파는 식이다.

'여행박사'는 강원도 동해시와 일본 돗토리현 사카이미나토시(境港市)를 오가는 크루즈 왕복권을 9900원에 팔고 있다.

한강 오리배(1만3000원)나 유람선(1만1000원) 요금보다 싸다. 현지 호텔 1박(2인 기준)을 더하면 6만9800원(선박요금 9900원+호텔 5만9900원)이다. 지진 이전에는 15만원(겨울에는 20만원)했던 상품이다.

'웹투어'는 원래 10만9000원이었던 부산~후쿠오카 왕복 고속선박 '코비' 탑승권을 이달에 한정해 5만9000원에 팔고 있다. 숙박(4인실 민박 기준)을 추가해 1박2일 여행할 경우 7만9000원이다. 모두투어는 규슈·후쿠오카 2박3일 여행상품을 9만9000원에 내놓았다. 역시 부산에서 코비선박을 이용하고 민박집에 묵는 조건이다.

하나투어는 '스마일 어게인 위드(with) 스기노이' 상품을 34만9000원에 내놓았다. 국적항공기(아시아나)로 일본 대표 온천지 벳푸에 가 2박3일 동안 3성급 호텔에 투숙하며 온천욕을 즐기고 전통마을을 관광하는 상품이다. 대지진 전만 해도 79만9000원이었던 상품이다.

일본관광청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객 숫자는 8만91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만9295명에 비해 47.4% 줄었다. 일본관광청 유진 과장은 "2007년 금융위기 후 잠시 주춤했지만 1997년 이래 증가세를 유지해온 한국 관광객 수가 이처럼 한꺼번에 떨어진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나고야 이남, 특히 규슈는 지진이나 쓰나미, 원전 피해가 없어 여행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관광객들이 같은 일본 땅이란 이유로 기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