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으로 성형수술 여행' 규제 검토

"10달 동안 10번의 성형 수술을 통해 내 얼굴을 셰익스피어와 똑같이 만들겠다."

지난 22일 중국의 신세대 작가인 장이이(張一一)가 15만달러(약 1억6000만원)를 들여 자신의 얼굴을 16세기 영국 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똑같이 '뜯어고치겠다'고 선포했다. 그는 쌍꺼풀 수술, 코수술, 안면 윤곽 수술, 이마 보형물 삽입 수술 등을 받을 예정이다. 수술을 맡은 성형외과 의사는 "쑥 들어간 눈매, 뾰족한 콧날 등 장이이의 본래 얼굴이 셰익스피어와 닮은 점이 많아 수술이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는 다시 '성형 논쟁'이 일고 있다. 더차이나포스트는 "장이이의 기이한 결정은 이제 중국에서 성형수술이 너무 흔해 '아무렇지도 않은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 "중국이 미국·브라질에 이어 성형 3대 대국으로 부상했다"며 "중국인들이 자전거에서 자동차로 갈아타고 농촌에서 도시로 '대이동'했듯 이제 초미의 관심사가 '얼굴 바꾸기'로 옮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1위 성형 대국' 멀지 않아

중국인들의 성형수술 건수는 최근 급속도로 늘고 있다. 국제미용성형협회(ISAPS) 발표에 따르면 2009년 중국의 총성형수술 건수는 219만 건으로 미국(303만 건), 브라질(247만 건)에 이어 세계 3위였다. ISAPS는 "중국의 성형 시술 건수가 해마다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성형 1위 대국'으로 부상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성형수술은 쌍꺼풀수술, 코수술, 턱 모양 교정 수술 순으로 나타났다. 베이징(北京)의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턱 모양 교정 수술은 약 6000달러, 그 외 눈·코 수술은 1500~3000달러 선인데 한번 수술을 받은 환자 중 30~40%가 또 다른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다시 찾는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이 외모 가꾸기에 쓰는 돈도 지난 10년 새 급증했다. 중국 위생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본 생활비를 제외한 중국인의 소득 지출 중 성형 수술·화장품에 사용되는 비용은 주택 구입, 자동차 구입, 여행 경비에 이어 4위였다.

◆"성형과의 전쟁" 선포

중국 정부는 최근 '성형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안으로 전문 병원을 제외한 미용실 등에서 이뤄지는 불법 성형 단속 법안, 일반 성형외과를 대상으로 한 위생 검사 법안 등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베이징 등 대도시 유명 미용실 체인 등에서 일반 병원의 10~20% 가격 수준의 불법 쌍꺼풀 시술(약 180달러)을 받는 경우가 늘면서 이를 막기 위한 법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지난해 중국 성형외과·화장품 업체들이 올린 전체 매출이 23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자 관련 업계에 대한 집중 세무 조사도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성형 수술을 위해 한국 등을 찾는 '성형 여행객'들에 대한 규제안도 검토 중이다. NYT는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서울의 성형외과 수술 환자의 30%가 중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 정부가 한국으로 유출되는 '성형 환자' 잡기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ISAPS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연간 총 성형 수술 건수(2009년ㆍ65만건) 기준으로는 세계 7위지만, 인구 1만명당 성형 수술 건수는 헝가리에 이어 세계 2위(133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인구수 대비 성형 수술 비율이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장미빛 성형제국'의 미래가 수상해